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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1998년 5월 14일 07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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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회장은 13일 쌍용양회 창업 36주년을 맞아 가진 부장급 40여명과 대화의 시간을 갖고 3년만에 경영에 복귀한 소감과 평소의 경영철학을 담담하게 피력했다. 특히 그는 이날 현재의 경영난에 대해 신랄하게 자아비판해 좌중을 숙연하게 했다.
먼저 그는 95년 정계에 입문하면서 쌍용을 떠났던 것과 관련, “한사람이 20년간 경영하다보면 기업이나 경영인에게 새로운 분위기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갖게돼 떠났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창업이래 우리는 가장 큰 어려움에 봉착해 있다”며 “그동안 내가 있어야 할 자리가 어딘지 하는 고민을 심각하게 했고 지금 다시 돌아왔다”고 말해 경영난 타개의지를 천명.
그는 이어 임직원들의 무사안일주의를 호되게 질책했다.
“쌍용자동차 경영에서 나타났듯이 자체노력보다는 금융기관에 의존하는 경영에 치중했다. 그동안 우리는 ‘앉아서 하는 장사’에 젖어 있었다. 금융기관에선 돈을 가져다 써달라고 사정했다. 자체의 구조조정 노력없이 남의 돈으로 쉽게 하는 경영을 해왔다.”
그는 원만한 대인관계로 ‘재계의 메신저(재계의 전령)’로 통한다.
93년 선경의 한국이동통신(현 SK텔레콤)인수와 제2이동통신(신세기통신)사업자 선정 등 그룹간 껄끄러운 문제가 있을 때마다 그는 소매를 걷어붙이고 나서서 중재자의 역할을 수행했다.
원만하고 남에게 감정살 일을 절대 하지 않는 그가 어떻게 이 난세를 헤쳐나갈지 그룹 안팎의 관심이 크다.
〈이희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