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애로 해결 「수출닥터」가 뛴다…中振公위원 200여명

  • 입력 1998년 2월 5일 20시 28분


수출 중소기업들의 문제점을 진단, 치료하는 ‘수출 닥터’가 등장했다. 중소기업진흥공단은 지난달부터 2백명의 전문가를 2천개 업체에 보내 수출 장애요인을 진단, 집중 지도를 펴고 있다. 수출닥터는 주로 해당 업종에 몸담았던 중진공 지도위원들을 중심으로 구성돼 있다. 정부 정책에 못지않게 중소기업 자체적으로도 수출을 늘리기 위해서는 개선해야 할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카앰프를 생산해 전량 수출하는 K사. 이 회사는 지난 2년간 극심한 수출 부진을 겪었다. 수출닥터의 진단결과 디자인의 투박함과 과다한 제조비용이 병인(病因)으로 나왔다. 중진공 수출닥터는 일본인 디자인 전문가를 초빙, 각이 졌던 제품 디자인을 유선형으로 바꾸고 외관에 드러난 40개 볼트를 4개로 줄였다. 다음으로 제조에 앞서 미리 모의실험을 통해 성능검사를 했다. 그 결과 개발시간이 단축되고 불량률을 크게 줄였다. 멀티미디어 셋톱박스를 생산, 수출하는 A사. 지난해 창업한 이 회사는 부채비율이 650%로 막대한 금융 비용에 시달리고 있었다. 그러면서도 한번도 정책 금융을 신청한 적이 없다. 수출닥터는 당장 서울시 자금과 정통부 자금을 쓸 수 있도록 알선했다. 중진공 이영철(李泳澈)지도위원은 “저리로 쓸 수 있는 정책금융이 있는지조차 모르는 중소기업이 의외로 많다”며 “지방에 이런 곳이 많다”고 말했다. C사는 기술자 말만 듣고 의욕만 앞서 무작정 수년간의 개발끝에 지폐를 세는 기계를 제작, 수출에 나섰다. 해외 바이어가 걸어온 클레임의 내용은 1백장을 넣으면 98장만 세어진다는 어처구니없는 것이었다. 처음부터 전문가 기술지도를 다시 받아 결함을 시정했다. 수출 중소기업들이 공통으로 안고 있는 문제점은 △수출용 원자재 구입난 △자금난 △인력난 △최고 경영자의 자질 등이다. 수입신용장(LC)개설이 여전히 힘들었고 실업대란에도 불구하고 우수 인력이 중기로 모여들지 않고 있는 것이다. 중진공 김의선(金義善)지도위원은 “사장의 경영 능력이 떨어져 사장 기술진 생산직 간의 관계가 껄끄러운 곳이 의외로 많다”며 “전문 경영인을 채용한 업체가 오히려 실적이 좋았다”고 말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는 해외 마케팅이 부족한 중소기업의 해외시장 개척을 위해 해외 무역관을 중소기업의 해외지사로 활용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박현진기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