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재계회동]DJ 『대기업과 동지적 관계로 협력』

입력 1998-01-13 20:04수정 2009-09-26 00:07
공유하기뉴스듣기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김대중(金大中)차기대통령은 13일 오전 국회귀빈식당에서 삼성그룹 이건희(李健熙), 현대그룹 정몽구(鄭夢九), LG그룹 구본무(具本茂), SK그룹 최종현(崔鍾賢)회장 등 4대 재벌그룹 총수들과 1시간반 동안 조찬간담회를 가졌다. 김차기대통령은 간담회 도중 “이제 기업이 경제회복의 의지를 다지고 국민에게 희망을 줘야 한다”면서 “새 정부는 강력한 의지로 새출발하는 여러분과 동지”라고 말하는 등 ‘동지적 관계’로서 협력해야 한다는 점을 되풀이했다. 김차기대통령은 이날 간담회를 위해 사전에 상당한 준비를 한듯 깨알만한 글씨가 빽빽히 적힌 여러 장의 메모지를 꺼내들고 20여분 동안 여러가지 사항을 주문했다. 다음은 참석자들의 발언요지. ▼김차기대통령〓천재지변이나 외세의 압력 때문이 아니고 우리 잘못으로 이런 사태가 왔다. 경제인들의 억울한 심정을 잘 알고 있다. 권력자들의 횡포로 권력에 협조하지 않으면 사업을 하기 어려웠다. 정치자금을 받고도 자기 것은 숨기고 전직 대통령들과 경제인들을 법정에 세웠다. 그러나 과도하고 지나치게 행동한 경제인들도 과거에 대한 겸손하고 뼈저린 반성 속에서 노력과 희생을 해주기 바란다. 새 정부는 대기업을 적대시하거나 불이익을 줄 생각이 전혀 없다. 독과점과 불공정 거래행위를 하지 않는 한 자율성을 갖고 자유롭게 기업활동을 할 수 있도록 보장하겠다. 특정기업에 대한 비호나 차별은 영원히 사라질 것이다. 1천5백30억달러에 달하는 외채는 기업들이 나서서 막아줘야 한다. 미국의 언론들은 한국기업에 큰 변화가 없다고 보도하고 있다. ‘기업이 새 정부의 개혁을 뒤집으려 한다’ ‘정리해고가 되지 않는 한국을 도와줘서는 안된다’는 보도도 있다. 이렇게 되면 부채연장 등 적극적인 후속조치가 어려워진다. 이런 상황에서 노사가 잘 대처해야 한다. 노동계는 정리해고를 반대하면서 경제난국의 원인이 기업에 있다고 한다. 우리 모두 고통을 분담하는 솔선수범의 노력을 보이고 노동자를 설득해야 하는데 기업의 선택이 노동자 설득의 관건이다. ▼박태준(朴泰俊)자민련총재〓이런 것들은 결코 어려운 것이 아니다. 정상적으로, 상법적으로 출발하자는 것이다. 기업들이 과다한 차입을 하고 있는데 미국은 부채비율이 150%, 일본은 200% 이상 초과하지 못한다. 그래야만 국제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구조조정을 위한 법 개정 등 모든 것을 지원할테니 애로사항을 과감히 말해달라. ▼김용환(金龍煥)비상경제대책위원회대표〓(5개 합의문 자료를 나눠주면서) 우리가 제시한 것은 국제적으로 최소한의 요구다. 지금 국내 금융기관은 돈이 없어 빌려줄 수 없는 상황이다. 이제 대기업도 해외로 나가 돈을 빌려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 다섯가지를 실천해야 한다. 새 정부는 이러한 일을 하는데 장애물을 제거하기 위해 한시적인 특별법을 제정할 것이다. ▼김차기대통령〓기업총수들이 자기 재산을 주식투자를 위해 내놓는 노력을 해야 한다. 노동자들은 기업총수들이 사유재산으로 부정축재를 했다며 정부에 재산환수까지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시장경제와 민주주의 나라에서 그런 일은 있을 수 없다. ▼구본무회장〓(김차기대통령이 제시한 사항에 대해) 당연히 해야 하는 것이고 이의가 없다. 그러나 이렇게 구체적인 내용을 내놓으면 종업원들이 흔들릴 수 있다. ▼김용환대표〓기업을 팔라는 게 아니라 집중해서 잘 하자는 것이다. 전부를 요구하는 것은 아니고 미국에 가기 전까지 (구조조정)계획을 세워서 제출해달라는 것이다. ▼정몽구회장〓정리해고는 기업에서도 마지막 방법이지 절대 앞서서 하려는 게 아니다. 김차기대통령의 말대로 작업시간을 줄이고 월급을 줄이고 해서 최대한 노동자들을 안고 가도록 노력하겠다. ▼이건희회장〓지금 내놓은 안은 4,5년 전에도 나왔다 들어간 것들이다. 그러나 이제는 하지 않으면 국내외에서 자금을 얻을 수 없다. 하지 말라고 해도 해야 할 판이다. 정부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의 사활이 걸린 문제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박태준총재〓토지재산재평가 등 자본유입이 이뤄지지 않는 부분은 도와주겠다. ▼최종현회장〓지금 요구한 것은 IMF의 요구사항이기 때문에 100% 동의한다. 20대그룹은 상호지급보증 문제를 이미 준비해왔다. 은행에서 자금을 차입할 때 상호지급보증을 요구해왔으나 하지 않았다. 20대그룹 이외의 기업들은 은행의 요구대로 상호지급보증을 해왔기 때문에 문제가 있다. 결합재무제표 요구는 외국의 관행과 차이가 있다.외국회계법인에 맡겨도 잘 못한다고 하더라. 국제규격에 맞게 해달라. 정리해고는 마지막 수단으로 하겠다. ▼김차기대통령〓정리해고 문제는 기업에서 최대한 노력해달라. 외국투자를 끌어들이기 위해 어쩔 수 없다. 나는 노동자와 40년간 동지다. 이번 선거에서도 나처럼 노동자로부터 지원을 많이 받은 후보도 없다. 청와대에 들어가더라도 여러분들과 자주 만나겠다. 〈김정훈기자〉


Copyright ⓒ 동아일보 & donga.com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동영상
트렌드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