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회의 『걱정 태산』…임시국회때 노동계반발 불보듯

  • 입력 1998년 1월 12일 19시 48분


12일 서울 여의도 국민회의 중앙당사 앞은 오전내내 구호소리로 소란스러웠다. 금융노련 소속 노동자 1백여명이 몰려와 15일부터 3일간 열 예정인 ‘1월 임시국회’를 취소하라는 항의집회를 열었기 때문이다.노사정(勞使政)이 협의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금융기관에 대해 정리해고제를 도입하려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국민회의는 이날 오전 간부회의에서 1월 임시국회를 예정대로 강행하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회의 직후 박상천(朴相千)원내총무는 김수한(金守漢)국회의장에게 이같은 당의 입장을 전달했다. 그동안 전산업 정리해고제 도입 등에 대한 노사정간의 합의를 이끌어내기 위해 노사정위원회를 구성하려다 노동계의 반발로 임시국회연기를 검토하다가 종전의 입장을 고수하기로 한 것이다. 국민회의가 설왕설래 끝에 1월 임시국회를 예정대로 열기로 한 이유는 국내 노동계의 반발보다는 해외 민간투자자들의 불신을 불식하는 것이 더 급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박총무는 이날 간부회의에서 “1월 임시국회 문제는 국내문제만이 아니라 우리 국회를 주시하고 있는 국제사회의 시각과 직결돼 있기 때문에 예정대로 국회를 열 수밖에 없다”고 보고했다. 또다른 속사정도 있다. 첫 단추부터 노동계의 반발에 밀릴 경우 2월 임시국회에서의 전산업 정리해고제 법제화도 어려워진다는 계산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회의는 걱정이 태산같다. 15일 이전에 노동계로부터 양해를 얻어내기가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며 오히려 노동계와의 관계는 더욱 악화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노사정위원회의 구성은 더욱 어려워졌다. 임시국회가 막상 열리면 한나라당도 순순히 여당의 의도에 응하지는 않겠다는 태도여서 막판까지 다수야당을 설득해야 하는 점도 큰 고민이다. 〈김정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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