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원의 별’로 불리는 은행 임원들. 올해 임기가 끝나는 임원이 시중은행과 지방은행을 합쳐 모두 88명이다. 그중 은행장은 9명.
은행원들이 별을 따려면 보통 30년을 넘게 기다린다. 고참부장들이 임원승진을 목이 빠지도록 기다리고 있으나 올해는 예년과 상황이 다르다. 국제통화기금(IMF)체제하에서 은행권 구조조정이 가장 먼저 진행되고 있기 때문. 임기만료 임원 가운데 얼마나 연임 또는 승진이 있을지, 임원 수는 줄어들지 않을지 모두 불투명하다.
16개 시중은행의 임원 1백61명 가운데 40%가 넘는 65명의 임기가 끝난다. 2월에 집중될 정기주주총회 때 임기가 만료되는 임원만도 60명.
시중은행 가운데 2월에 은행장의 임기가 끝나는 곳은 없다. 그러나 부산에 본점이 있는 동남은행 허한도(許翰道)행장, 대구의 대동은행 허홍(許洪)행장과 근로자 전문은행인 평화은행 박종대(朴鍾大)행장의 임기가 각각 연내에 끝난다.
대형 시중은행 가운데 조흥은행은 13명의 임원 가운데 7명, 상업은행은 8명의 임기가 만료돼 가장 물갈이가 심할 전망.
제일은행과 서울은행은 각각 임원 3명의 임기가 만료된다. 이들 두 은행은 작년말 은행감독원으로부터 ‘은행부실경영에 책임있는 임원의 퇴진’을 명령받아 30%가량의 임원감축을 추진하고 있다. 10개 지방은행 68명의 임원 가운데 다음달 18명을 포함해 올해 23명의 임기가 끝난다. 대구 충청 전북 광주 제주은행의 은행장경질 여부도 관심사다.
올해 주총은 특히 김대중(金大中)차기대통령의 임기시작을 전후한 시점에 은행주총이 잇따라 열리게 된다는 것도 변수.
은행관계자들은 “아무리 ‘자율경영’의 틀을 강조한다 해도 새정권의 눈치를 살피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며 ‘별들의 새판짜기’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윤희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