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투자자 무차별 매도…증시 불안정

  • 입력 1997년 12월 20일 20시 03분


외국인들의 매수세에도 불구하고 현금 확보에 혈안이 된 은행 증권 투신 등 금융기관들의 무차별 매도로 주식시장이 다시 불안해지고 있다. 또 자금시장도 기업들의 연말 자금수요가 몰린데다 「사자」주문이 실종돼 금리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다. ▼주식시장〓20일 종합주가지수는 정치권이 금융실명제 전면보완에 합의했다는 소식으로 전날보다 3.17포인트 오른 400.19를 기록, 하루만에 400선을 회복했다. 다소 안정세를 찾았던 환율과 금리가 다시 오름세를 보이고 있고 상장회사들의 부도설이 끊이지 않아 투자자들 사이에 불안심리가 확산돼 폭락세로 출발했다. 한때 370선으로 떨어졌던 종합주가지수는 3당이 △금융실명제 전면보완 △종합과세 유보 △무기명장기채 발행 등에 합의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급등, 전날보다 11포인트까지 오르기도 했다. 막판 반등을 이용해 보유주식을 처분하려는 기관투자가들의 「팔자」주문에 밀려 상승폭은 좁아졌다. 외국인들은 전날 5백26억원어치에 이어 이날에도 1백2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수했으나 은행 증권 투신 등 기관투자가들은 주식매도를 계속했다. 지난달 1조4천2백억원어치를 순매도한 기관들은 이달 들어서도 20일까지 1조1천억원어치를 순매도, 매도세를 늦추지 않았다. 증권 전문가들은 최근 14개 종금사가 업무정지된데 이어 고려 동서증권이 잇따라 부도를 냈고 신세기투신마저 도산, 위기감을 느낀 금융기관들이 100% 위험자산인 주식을 내다팔아 현금마련에 나서고 있다고 분석했다. ▼채권시장〓자금확보를 위해 기업들이 회사채를 대거 신규발행, 3년짜리 회사채수익률이 전날보다 1.01%포인트 오른 연 27.15%까지 치솟았다. 1천5백억원어치의 회사채를 시장에 내놓은 LG텔레콤 삼성전관 등은 「사자」주문이 없어 대부분의 물량을 도로 거둬갔다. 채권 브로커들은 『이날 거래가 이뤄진 회사채도 실제로는 연 28% 이상에서 계약이 체결됐을 것』이라며 『연말에는 자금수요가 많아 회사채수익률이 연 30%대를 돌파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내다봤다. 〈정경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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