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그룹 지방계열사 표정]『자구노력 물거품』 허탈

  • 입력 1997년 12월 6일 20시 48분


한라그룹이 최종 부도처리 됐다는 소식이 전해진 6일 충북 음성 한라중공업과 청원 한라일렉트로닉스, 만도기계 전북 익산공장, 전남 영암 한라중공업 삼호조선소 등 지방의 계열사 직원들은 허탈한 표정으로 일손을 놓고 있었다. ○…충북 음성군 소이면 대장리 한라중공업과 청원군 부용면 자동차 부품생산업체인 한라일렉트로닉스, 캄코 등 충북도내 한라그룹 계열사 직원들은 회사내에 삼삼오오 모여 앞날을 걱정. 지난 1일부터 희망퇴직 신청을 받아온 한라중공업은 이날 휴무일이어서 1천5백여명에 이르는 직원의 대부분이 출근하지 않아 더욱 썰렁한 가운데 몇몇 직원들은 착잡한 심정을 토로. 한라일렉트로닉스 직원들은 『일부 계열사의 사정이 어려운 것은 알고 있었으나 경영상태가 건실했던 우리회사에까지 여파가 미칠 줄은 몰랐다』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만도기계 익산공장은 휴무일인 이날 그룹의 부도소식이 전해지자 관리직 직원 1백50여명은 정상 출근, 대기상태에 들어갔으나 본사로부터 구체적인 지시가 내려오지 않아 애를 태웠다. 생산직 근로자 일부도 노조사무실에 나와 회사 분위기를 파악하고 비상연락망을 점검하기도 했다. 직원들은 『4일 금융권의 지원으로 부도 위기를 넘겨 안도했는데 갑작스럽게 최종 부도처리돼 크게 놀랐다』고 말했다. ○…이날 전남 영암군 삼호면 한라중공업 삼호조선소 등 4개 계열사 6천여명의 사원들은 그동안 펴왔던 자구노력이 무의미하게 됐다며 일손을 놓은 채 침통한 모습들. 특히 희망퇴직서를 제출한 사원들은 회사가 부도처리돼 자신들에게 약속한 위로금 및 퇴직금조차 받지 못하게 될 것이라며 불안감을 나타냈다. 한편 한라중공업 부근 목포 영암지역 주민들은 『감원계획 발표로 시중 경기가 꽁꽁 얼어붙었는데 이제 지역경제가 파탄지경에 이르렀다』며 걱정했다. 〈광주·전주·음성〓김광오·정승호·박도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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