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그룹 최종 부도…중공업 법정관리－만도 和議방침

금융부문 기능마비로 재계 12위, 여신규모 10위인 한라그룹이 6일 최종 부도 처리되는 등 「금융의 실물부문 학살」이 본격화하고 있다. 특히 은행감독원이 기업의 자금결제 상황을 매일 수차례씩 파악하는 재벌그룹만도 20개가 넘는 실정이다. 한라그룹 주거래은행인 외환은행은 이날 『한라 계열사들은 지난 4일 지급요구된 5천여억원의 어음 가운데 1천7백여억원을 끝내 못막고 최종 부도처리됐다』고 발표했다. 한라그룹의 금융권 여신은 6조4천7백64억원이다. 한라그룹 박성석(朴成錫)부회장은 『벌어들이는 자금으로는 종금사 등의 자금회수 요구를 견딜 수 없었다』면서 △한라중공업과 한라해운은 법정관리신청 △만도기계 한라시멘트 한라건설은 화의신청 △나머지 계열사는 통폐합 및 제삼자매각을 추진하는 등 자구노력을 통해 3, 4년 이내에 거듭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현대그룹 고위관계자는 『한라중공업 등이 제삼자매각될 가능성이 높으므로 처리과정을 지켜봐가며 공개 입찰에 참여하는 등 인수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한라그룹과 함께 영진약품공업도 자금사정이 악화한 대한종금 등 종금사가 만기를 연장하지 않고 돌린 어음 61억원을 막지 못해 이날 최종부도를 냈다. 재계에서는 『한라그룹이나 영진약품 외에도 종금사들과 거래해 온 거의 모든 중견그룹들이 부도위기에 몰려있다』며 금융시스템의 기능복구를 위해 정부가 나서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윤희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