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거래 『이상기류』…소형주택값 폭락-고급빌라는 분양

  • 입력 1997년 11월 21일 19시 48분


극심한 경기 침체 속에 부동산업계에 이상 기류가 나타나고 있다. 대기업의 부동산 급매물과 서민용 아파트 및 주택의 가격은 속락하거나 매매가 거의 중단된 반면 최하 6억원 이상인 고급빌라는 100% 분양되고 50억원 미만의 소형빌딩과 부동산을 찾는 주문이 크게 늘고 있는 것. 이는 결국 경기 침체로 인해 실수요자들은 위축된 반면 투기를 기대하는 뭉칫돈이 부동산으로 본격 유입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재 법정관리중인 S사는 자구방안으로 매각키로 한 서울 양재동 빌딩 등 4백30억원 어치의 부동산이 팔리지 않자 가격을 주변 시세보다 최고 50% 정도 할인했으나 구매자가 나서지 않고 있다. 아파트의 경우 그동안 가격상승을 주도해왔던 신도시와 과천 등지의 가격이 급락세를 보이면서 분당 까치아파트 38평형은 최근 2주사이 2천만원이나 떨어졌고 과천 주공아파트 27평형도 같은 기간에 1천만원이 하락했다. 사무실의 경우도 대기업들이 경비 절감 등을 이유로 사무실 공간을 줄이면서 서울 전역의 사무실 공실률이 연초 대비 2%포인트 이상 증가하고 임대료는 연초보다 6∼10% 이상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투기성 부동산 수요는 증가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사무용빌딩 중개업체인 아름개발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들어 20억원에서 최고 50억원대 규모의 상가나 소형빌딩을 찾는 사람들이 평소보다 2배 이상 늘고 있다. 또 최근 건설업체들이 서울과 수도권 일원에서 분양한 최하 6억∼7억원을 넘어서는 고급빌라들은 분양 일주일안에 대부분 100% 분양되고 있다. 법원 경매에서도 아파트나 일반주택의 낙찰률은 하락세를 보이는 반면 고급빌라의 경우 연초 80%선에서 최근 90%선으로 낙찰률이 높아졌다는 것. 〈황재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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