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기업,『구조조정 틈새 노려라』 무차별 상륙

  • 입력 1997년 11월 10일 20시 02분


국내 기업의 연쇄도산과 구조조정을 틈 타 외국계 기업들이 국내기업 인수에 적극 나서고 있다. 특히 이들은 식품 생활용품 유통 등 소비재관련 분야에서 기업인수를 통해 새롭게 국내에 진출하거나 시장공략을 강화하고 있어 외국기업에 의한 시장잠식이 우려되고 있다. 미국계 다국적기업인 코카콜라사는 10일 두산그룹의 음료사업부 인수를 계기로 국내시장 직영체제를 갖추게 됐으며 앞으로 대대적인 추가투자를 통해 단일체제하에서 생산시스템을 강화하겠다고 밝혀 국내시장 지배력을 한층 높여나갈 뜻을 분명히 했다.지난달 25일 미국계 생활용품업체인 P&G는 쌍용그룹으로부터 쌍용제지를 인수하기로 합의,생활용품 종합메이커로서 국내시장 공략채비를 갖췄다. 이미 아기기저귀 생리대 샴푸 세제 등 생활용품 시장에서 상당한 점유율을 확보해놓은 한국P&G는 화장지 분야까지 영업을 확대하게 된 것. 세계최대 유통업체인 미국의 월마트는 최근 뉴코아그룹의 할인점인 킴스클럽의 경영권을 노리고 있다. 월마트는 뉴코아그룹이 자금난에 몰리자 킴스클럽에 대해 51% 이상의 지분참여로 경영권을 확보하는 방안을 뉴코아측에 제시, 협상을 진행중이다. 유럽계 다국적맥주업체인 인터부루나, 필리핀의 산미구엘 등 5개 맥주업체도 진로쿠어스 지분참여를 통해 국내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부도유예협약 적용으로 경영난에 처한 진로그룹이 제삼의 투자자를 끌어들여 진로쿠어스 유상증자를 실시하겠다고 밝히자 이들은 지난 7월부터 한국을 방문, 실사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같은 움직임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국내 기업들의 자금사정이 계속 악화하고 있어 외국기업의 국내기업 인수가 크게 늘 것으로 보인다』며 『당장은 이들이 해결사처럼 보이겠지만 장기적으로는 국내시장을 빼앗는 무서운 경쟁자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영이·이 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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