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에버랜드 허태학(許泰鶴)사장의 경영철학은 「서비스 지상최고」로 압축할 수 있다.
그의 투철한 서비스정신은 삼성그룹내에서 유명하다. 허사장이 신라호텔에 근무할 당시 이건희(李健熙)회장은 신라호텔과 함께 대표적인 서비스 계열사인 삼성에버랜드(당시 중앙개발)임직원들에게 『신라호텔에 가서 서비스를 배우라』고 질책했다.
그러나 93년말 허사장이 삼성에버랜드로 옮긴 뒤에는 거꾸로 『신라호텔은 에버랜드에 가서 서비스를 배워오라』는 말이 그룹내에서 나돌고 있다.
그의 취임 이후 에버랜드 임직원들은 끊임없이 신선한 충격을 받고 있다.
대표이사가 접시를 나르는가 하면 길가에 버려진 휴지를 줍기도 해 임직원들을 당황케 한다.
에버랜드 직원들은 무표정으로 고객을 맞이하는 법이 없다. 항상 웃음띤 얼굴로 고객에게 공손히 응대하는 자세가 체질화돼 있다.
이 덕분에 삼성에버랜드는 국내 최초로 2년 연속 고객만족경영대상을 수상했고 역시 처음으로 고객만족(CS)인증 1호 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고객은 자기 집을 찾은 손님과 마찬가집니다. 어떻게 그런 손님에게 불손하게 대할 수 있습니까』
허사장의 서비스정신은 한꺼번에 수십명의 손님을 치르는 게 다반사였던 경남 고성의 종손가에서 성장하면서 몸에 배기 시작했다.
『조부님은 「제사 잘 모시고 손님 대접 잘하는 게 사람의 도리」라고 늘 말씀하셨습니다. 이런 조부님이 저의 경영철학을 형성하는 데 가장 큰 영향을 주신 것 같습니다』
에버랜드는 지난해 세계적인 관광전문지 「어뮤즈먼트 비즈니스」지에 세계 8위의 테마파크로 올랐다. 1∼6위가 세계 각지의 디즈니랜드, 7위는 미국의 유니버설스튜디오가 차지했다. 미국계 테마파크를 제외한다면 최고의 테마파크인 셈.
〈이희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