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대란／숨막히는 현장］ＳＫ외환팀 유성현 과장

『국란(國亂)입니다. 기업으로서는 아무 대책이 없어요』 한해 50억∼60억달러 어치의 원유를 수입하는 SK㈜의 외환팀 유성현(柳聖鉉)과장은 최근 상황을 주저없이 이렇게 표현했다. 하루 정도에 그칠 줄 알았던 환율폭등 사태가 수일째 계속되자 8명의 외환팀원은 사실상 아무 대책없이 일손을 놓은 상태. 다른 수입업체에도 전화를 걸어보고 상황을 알아보지만 어려운 것은 마찬가지. 그렇다고 보유한 일부 달러를 갖고 외화예금과 선물환거래 등을 통해 환차익을 노려보는 방법을 쓸 수도 없는 실정이다. 그는 『하루 1천만∼2천5백만달러를 구해다가 수입대금을 결제해야 하지만 수출업체들이 결제자금을 풀지 않으니 도리가 없지 않느냐』며 『28일과 29일은 사상 최악이었다』고 전했다. 그러나 한국은행이 외화실수요증명서를 첨부한 수입업체에는 상한가에 달러를 매각해 겨우 견딜 수 있었다. 다행히 30일 오후 들어 정부가 9백60원대에서 막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수출업체들도 위기상황을 느끼면서 환투기심리를 자제, 조금씩 월말결제자금을 풀고 있어 상황은 다소 나아지고 있다는 것. 유과장은 『집에서는 「이러다가 직장 잃는 것 아니냐」고 걱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박현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