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법정관리]금리-환율 동반하락…금융시장 안정세로

  • 입력 1997년 10월 22일 20시 36분


1백일 가까이 끌어 왔던 기아사태의 해결로 주가가 폭등하고 금리와 환율이 동반 하락하는 등 불안했던 금융시장이 모두 안정세로 돌아섰다. 22일 주식시장에서는 상한가 종목이 4백52개나 쏟아진 것을 비롯, 전체 상장종목의 85%를 넘는 8백19개 종목이 오르는 등 모처럼 활기를 띠었다. 관리종목에 편입돼 있는 기아그룹 6개 상장회사는 모두 상한가를 기록했으며 상한가로 「사자」 주문이 수십만주씩 쌓이는 폭발적인 인기를 모았다. 협조융자협약 발동 소식에도 불구하고 외국인들의 매도공세로 침체를 벗어나지 못했던 증시가 활황을 보인 것은 이날 정부 개입으로 기아사태라는 증시 최대의 악재가 해소됐기 때문. 동서증권 송태승(宋泰昇)투자정보분석실장은 『그동안 기아문제는 금융시장에서 상징적인 「악재」역할을 했었다』며 『법정관리든 화의든 기아사태가 불투명한 상태를 벗어났다는 것 자체가 호재』라고 말했다. 한남투신증권 이계원(李啓元)투자분석부장도 『기아사태→자금시장 경색→기업 연쇄부도→국가신인도 추락→해외자금 차입난→환율 급등→외국인 매도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첫 고리가 끊겼다』며 반기는 입장. 기아사태 해결은 채권시장 및 외환시장에도 심리적인 영향을 미쳤다. 이날 채권시장에서는 은행들의 거래가 뜸한 지준일임에도 불구하고 활발한 거래 끝에 장단기 금리가 동반하락세를 보였다. LG증권 성철현(成哲鉉)과장은 『자금시장 불안요인이 해소돼 은행 투신권이 「사자」 주문을 쏟아내고 있다』며 『회사채수익률이 12% 초반대에서 안정을 찾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라고 전했다. 한국은행 외환시장과 관계자도 『그동안의 환율급등은 「기아사태로 금융불안이 계속될 것」이라는 내외의 시각 때문이었다』며 『상당기간 환율은 안정세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경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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