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 등 10개사가 법원으로부터 재산보전처분을 받은데 따라 기아그룹은 한동안 법정관리를 피한 채 버틸 수 있는 시간을 번 것으로 보고 고무돼 있다.
▼전략 수정한 기아노조〓기아노조가 파업수위를 대폭 낮춘 것은 △법원의 재산보전처분 결정 △회사측의 만류 △국민여론 악화 등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기아노조는 법원의 재산보전처분으로 어느 정도 숨통을 튼 상태에서 파업을 벌였을 경우에 제기될 수 있는 「노조가 회사를 자멸로 이끌었다」는 비난여론을 크게 의식했다.
▼부품 못 구하는 기아〓기아자동차는 아산공장의 크레도스 라인을 제외한 나머지 대부분 라인에서 부품난을 겪고 있다.
아벨라와 상용차를 생산하는 소하리공장의 경우 전자제어장치(ECU)와 인판넬 엑슬 등이 제대로 공급되지 않아 관련 부품이 빠진 상태로 차를 먼저 조립한뒤 나중에 부품이 공급되면 보충하는 식으로 작업하고 있다.
▼벼랑끝에 몰린 협력사〓협력사들이 잇따라 도산하거나 조업을 단축하는 바람에 최근들어 기아의 부품난은 극심한 지경에 처했다.기아의 화의 신청으로 진성어음도 아예 할인이 되지 않아 대부분 협력사들이 부도 위기에 내몰렸다.
▼버티기 전략인 기아〓기아그룹의 한 관계자는 『버는 것 만큼만 지출하면 3개월은 버틸 수 있다』고 장담했다.
기아자동차의 경우 물품대금 등으로 한달에 평균 4천5백억원 가량이 필요하며 기아는 이 자금을 자동차 판매수익금으로 충당한다는 방침이다.
▼속수무책인 재계〓전국경제인연합회의 한 관계자는 『기아의 파산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막아야 한다』며 『그러나 개별기업 문제인 만큼 전경련 차원에서 채권단에 화의수용을 요구하기는 힘들다』고 털어놓았다.현대 대우 등 자동차업계도 『더 이상 자금여력이 없어 기아를 계속 지원하기가 힘들다』며 『기아사태가 장기화하고 있는데다 파업까지 겹쳐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영이·이희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