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내년 사업계획]『투자보다 수익관리 위주로』

  • 입력 1997년 9월 28일 08시 56분


내년 사업계획 작성에 들어간 주요 그룹들은 거창한 투자계획을 자제, 수익관리 위주의 내실경영을 강화할 전망이다. 경기 회복세가 더딘데다 금융시장 불안으로 자금조달이 원활치 않을 것이라는 판단이 깔려 있는 경영전략이다. 현대그룹 종합기획실은 27일 각 계열사에 「내년 사업계획을 작성할 때 순익과 수출액을 늘리는 것을 주요 목표로 삼으라」고 지시했다. 이같은 지시는 정몽구(鄭夢九)회장이 최근 여러차례 사장단회의 등을 통해 사업의 중점을 순익 목표관리에 두라고 강조한 데 따른 것. 정회장은 올 하반기들어 그룹의 수출 현황을 매주 보고토록 하는 등 수출목표를 직접 챙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그룹은 지난 24일 전 계열사에 경영계획 지침을 보내 「외형경쟁을 지양하고 내실경영을 펼 것」을 주문했다. 이건희(李健熙)회장의 경영노선이 담긴 이 지침은 특히 「이익을 못내는 사업은 구조조정하고 국제화에 더욱 전념할 것」을 강조하고 있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종래에는 매출 증가 목표를 경영계획에 포함시키는 것이 관행처럼 굳어져 있었으나 올해부터는 순익 위주로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LG그룹은 2005년까지 매출을 3백조원으로 늘린다는 「도약 2005」계획에 따라 일단 내년 매출을 올해보다 20% 상향조정할 방침이다. 그러나 구본무(具本茂)회장이 「선택과 집중」 원칙을 강조하고 있어 수익성을 기준으로 사업구조 조정에 적극 나설 것이 분명하다. LG는 올해말부터 국내 대그룹 가운데 처음으로 수익성 지표를 사업실적 평가에 반영하고 사업계획 수립에 도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말부터 사업계획 작성에 들어간 대우그룹은 국내의 사업 여건이 빠르게 호전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국내에서는 견실한 경영, 해외에서는 공격적인 경영」을 펼쳐 김우중(金宇中)회장이 주도하고 있는 「세계경영」의 기반을 다진다는 방침이다. 주요 그룹의 사업계획은 내달말 회장실 조직의 내부 손질을 거쳐 11월쯤 확정된다. 〈박래정기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