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현장]『연휴는 남의 얘기…일 더했어요』

  • 입력 1997년 9월 17일 20시 15분


『추석연휴요? 평소보다 일을 더했어요』 『남들 놀 때 일하다보면 짜증나기도 하지만 성취감은 더 높아요』 추석연휴를 구슬 땀으로 보낸 이들이 적지 않다. 호황때만 일감이 많은 게 아니다. 경제가 어려울수록 챙길 일도 많다. 인천항 하역부두에서는 17일 90여명의 하역요원이 중국행 컨테이너 겸용 여객선 「골든브릿지」호에 3천t의 화물을 실어날랐다. 전날인 추석날에도 1천8백여명의 인천항운노조원중 30여명이 정상작업을 했다. 인천항운노조 한형수(韓亨洙)차장은 『항구에 하역요원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은 나라경제가 숨을 멈춘 것과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제일은행과 외환은행 등 주요 은행의 국제금융부 라인은 추석연휴 내내 외환관련 모니터를 지켰다. 외국은 추석연휴가 아니어서 만기가 된 외국 빚을 새로 빌려 메워야 했다. 제일은행 국제금융부 C계장은 『연휴중 하루도 빠짐없이 은행에 나와 자금을 체크했다』고 말했다. 한보철강 당진제철소 A지구 조업팀 1천2백여명도 지난 14일부터 시작된 닷새 연휴를 완전 반납하고 열연강판과 철근 등 4만3천8백t을 더 생산했다. 또 최근 법원에 집단으로 화의신청을 한 진로그룹도 기획팀과 경리팀 등이 재산보전처분에 따른 서류준비로 연휴를 반납했다. 올들어 한때 자금압박을 겪었던 뉴코아계열 킴스클럽도 연휴를 잊은 케이스. 전국 17개 매장이 단 하루도 쉬지 않았다. 추석당일인 16일 서울 잠원동 킴스클럽 본점에는 7천∼9천명의 고객이 몰렸다. 본점의 안주영대리는 『새벽에 차례를 지낸 뒤 서둘러 9시부터 근무에 들어갔다』며 『집이 먼 직원들은 차례도 못 지냈다』고 귀띔했다. 〈윤희상·박래정·이 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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