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 외국돈 『썰물』…이틀새 8백억원 빠져

  • 입력 1997년 8월 30일 20시 17분


지난 5월2일 외국인주식투자한도가 종목당 20%에서 23%로 확대된 후 줄곧 증시를 주도해 왔던 외국인들이 주식시장을 떠나고 있다. 외국인들은 지난 5월이후 7월까지 석달 동안 2조원에 가까운 주식을 순매수했으나 이달 들어서는 지난 29일 5백67억원어치, 30일에도 2백50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도하는 등 「팔자」로 태도가 바뀌었다. 이같은 순매도에 대해 한국투신 羅仁洙(나인수)주식운용팀장은 『근본적으로는 경기침체와 금융시장 불안이 계속돼 한국 주식시장이 이들에게 더이상 매력적인 투자대상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또 원화표시 자산이 변하지 않아도 환율이 오르면 달러화 기준으로 주식가치가 떨어져 손해를 보기 때문에 환차손을 피하기 위해 주식을 판다고 풀이하기도 한다. 태국 등 동남아국가들의 통화위기로 한국시장까지 덤터기를 쓰는 것도 한 이유. 일정가격 이하로 주가가 떨어지면 손절매(손해를 보고 주식을 파는 것)한다는 원칙을 충실히 지키기 때문이다. 증권가 일각에선 『투자한도 확대전 외국인들이 주식 매입자금을 미리 확보하기 위해 순매도했듯이 이번에도 일시적인 순매도일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외국인들은 지난 92년 개방된 우리 증시에서 어느새 「큰 손」으로 자리잡았다. 보유주식 수를 기준으로 외국인들의 비중은 지난 92년 말 4.13%에 불과했으나 지난해 말 11.58%로 급증했다. 또 거래대금 비중도 92년 말 1.81%에서 최근에는 5.81%로 높아졌다. 〈정경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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