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 잘될때 조직 정비하라』…세계 석학들의 충고

  • 입력 1997년 8월 27일 20시 40분


「달콤할 때일수록 일부러라도 쓴 잔을 마셔라」 「기업의 전략이 바뀌는 시점에 새로운 핵심제품이 나올 수 있도록 장기전략을 짜라」. 최근 잇단 부도와 금융시장 혼란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기업들에 던지는 세계 석학들의 충고다. LG그룹이 지난 25일부터 27일까지 강원도 용평리조트에서 具本茂(구본무)그룹회장 卞圭七(변규칠)LG상사회장 등 최고경영진 4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한 「글로벌 CEO전략회의」에서 세계석학들은 전환기 전략을 짜야한다고 주문했다. 기조연설을 맡은 런던비즈니스스쿨의 고샬교수는 LG뿐만 아니라 국내기업의 장기전략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기업의 사업활성화 전략과 조직합리화 전략을 동시에 효율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른바 「스위트―사워(Sweet & Sour)사이클」로 표현한 이 전략은 사업이 별차질없이 잘 진행될 때일수록 조직에 군더더기는 없는지, 신사업선정은 타당한 것인지 등을 「쓴 잔을 마시는」 기분으로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는 것. 그동안 무리하게 사업확장과 방만한 경영을 해오다 최근 부도 도미노에 시달리고 있는 국내 기업으로서는 뼈아픈 충고다. 고샬교수는 또 혁신성공을 위한 요건으로 △최고경영층의 자발적인 변화 △위험부담의 합리적인 분석 △한번 결정한 것은 조직내부와 외부의 어떤 방해가 있어도 끝까지 밀고 나가는 추진력과 용기 등을 꼽았다. 또 펜실베이니아주립대 가다교수는 구체적인 제품전략에 있어서 시류나 유행에 휩싸인 제품개발이 아니라 기업의 장기적인 전략변화와 일치하도록 제품을 개발하고 또 제품수명을 조절할 수 있는 경영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밖에 인수합병(M&A)전문기업인 미국의 CD&R사의 에임즈회장과 영국 워윅비즈니스스쿨의 페티그루교수가 연사로 참석, ABB GE 등 선진기업의 혁신사례를 발표했다. 이날 세계석학들로부터 강연을 들은 LG그룹의 구회장은 『현재 어려움을 겪지 않고 있다고 해서 안일한 사고와 태도를 가져서는 절대 안된다』며 최고경영진들에게 「위기관리능력」을 키워나가도록 당부했다. LG는 이날 세계석학들의 연설내용을 면밀하게 정리, 책자로 임직원들에게 배포할 계획이다. 〈박현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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