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그룹의 좌초는 자동차산업 구조조정의 신호탄인가.
삼성자동차가 구조조정 대상으로 지목했던 기아자동차가 끝내 자금난을 극복하지 못하고 부도유예협약을 적용받자 업계는 또다시 구조조정 논의로 술렁이고 있다.
부도유예기간 중 기아가 자구노력에 실패할 경우 제삼자인수는 불가피하며 이 경우 자동차산업 판도에 큰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林昌烈(임창열)통상산업부장관은 『수출비중이 크게 늘어나고 있는 만큼 국내 자동차업계의 공급과잉은 문제될 게 없다. 구조조정 문제를 거론하는 것은 자동차업계를 더 흔들어놓을 뿐』이라며 일축했다. 현재로선 부실계열사를 대폭 정리해 기아자동차만은 살려야 한다는 것이 통산부의 입장.
그러나 업계에서는 지난 94년 삼성의 자동차사업 진출 이후 과잉투자가 이어지면서 구조조정 불가피론이 제기돼왔다. 현대 대우 쌍용 등 자동차3사 대표는 18일 기자회견에서 『현재로서는 구조조정을 논의하기에 앞서 기아를 살려 업계의 공멸을 막는 것이 시급하다』고 말해 삼성의 기아인수를 견제했다.
신규업체인 삼성의 생산능력이 현재 투자계획으로는 오는 2002년 연산 50만대 규모에 불과하지만 연산 1백만대 규모의 기아자동차를 인수할 경우 기존업체들을 크게 위협하게 된다.
현대와 대우측은 기아의 전환사채를 매입, 기아주식을 늘리고 두 회사가 기아를 생산라인별로 분할인수하는 방법을 검토하는 등 삼성의 기아인수에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영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