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인점 등 대형유통업체의 틈에 끼여 점차 설 땅을 잃어가고 있는 중소유통업체들이 뭉치기 시작했다.
최근 전국슈퍼마켓연합회가 공동구매를 추진하는데 이어 의류소매점 음식점 웨딩드레스숍 등 그동안 개별적으로 영업을 해온 전문 소매점들도 조합을 설립해 대형 유통업체에 공동대응하기로 한 것.
26일 중소기업청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문정동 로데오 의류상점가가 상점가진흥조합 창립총회를 가진데 이어 송파구 백제고분로 잠전상가도 26일 창립총회를 갖고 조합결성을 추진중이다.
또 컴퓨터 전자제품을 판매하는 용산전자단지와 한의약 전문시장인 서울 경동약령시, 서울 장안동 자동차부품 상점가와 이대앞 웨딩드레스상가 등 총15개 전문상점가가 조합결성을 준비하고 있다.
이들 상점가 조합은 어지럽게 들어서있는 상점가를 현대식으로 정비하고 공동물류창고를 마련하는 한편 상점가 상징물을 세우는 등 공동광고 공동판촉에 나설 계획이다.
1백여개의 의류전문점이 들어서 「로데오」거리로 유명한 문정동 의류상점가는 기존의 롯데백화점 잠실점 외에도 최근 수서 반포 등지에 나산 LG 등 대형 유통업체가 속속 들어서자 이에 공동대응하기로 하고 조합설립을 꾀하고 있다.
문정동 상점가 조합을 추진중인 의류소매점 주인 李仁熙(이인희)씨는 『인근 백화점이 세일만 하면 매출이 평소의 5분의 1로 줄어든다』며 『대형매장에 맞서는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우선 공동주차장을 확보하고 공동구매 공동브랜드로 맞서겠다』고 말했다. 한편 전국 16만 점포가 회원으로 가입해 있는 전국슈퍼마켓연합회는 공동구매와 자체브랜드 상품개발을 확대하기로 하고 연합회 차원에서 물류센터도 확보할 계획이다. 또 연쇄점협회에서도 지난3월부터 전국 4만여 연쇄점의 공동상표 통일 작업을 추진중이다. 슈퍼마켓연합회 文學輝(문학휘)관리실장은 『국내외 대형유통업체들이 난립하면서 중소상인들은 전업(轉業) 폐업이 속출하는 등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면서 『중소유통업체들이 뭉쳐서 자생력을 키우지 않으면 2,3년후에는 완전히 설 땅을 잃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영이·이명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