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C 재원마련 『비상』…稅收줄어 기반공사 곳곳 표류

  • 입력 1997년 5월 14일 20시 34분


정부 살림이 어려워지면서 일산∼퇴계원 고속도로사업이 무기한 연기되는 등 도로 철도 공항 등 사회기반시설(SOC)투자가 표류위기에 빠지고 있다. 더욱이 SOC 사업비는 땅값과 인건비, 자재비 상승으로 급팽창하고 있어 국가경쟁력 확보를 위한 기본시설을 갖추기가 갈수록 어려워지는 형국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철도요금 등 시설사용료를 올리고 농어촌 구조개선사업을 축소조정하여 SOC 재원으로 충당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기로 했다. 또 동서고속철도 등 주요 국책사업을 민간자본의 적극 유치를 통해 당초계획대로 추진하기로 했다. 재정경제원은 14일 오랜 불황으로 올해 국세수입이 빠듯해지고 저성장시대가 본격화하면서 SOC 투자재원의 조달계획에 차질이 생길 것으로 전망했다. 재경원은 올해분 일부 SOC사업을 내년으로 늦추고 예산조정을 통해 SOC 재원을 최대한 끌어내기로 했다. 재경원 예산실은 정부 일각에서 거론되는 국채 발행은 적자재정을 가속화하고 민간부문을 위축시킬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될수록 피하는 대신 시설사용료 수입을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도로통행세 등 시설사용료를 올리면 민간자본을 쉽게 끌어들일 수있고 해당 시설에 대한 과다한 수요를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는 분석이다. 예산실은 또 대통령 공약사업으로 추진중인 농어촌 구조개선사업도 경제논리에 따라 재검토하고 행정조직을 대폭 줄여 인건비 등 경직성 경비를 감축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그러나 늘어나는 SOC수요와 줄어드는 재정을 감안할 때 적자재정을 감수하지 않는 한 내년에도 SOC사업의 연기 및 규모축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 시설사용료 인상도 물가부담 및 이용자 불만 요인이어서 상당한 저항이 예상된다. 더욱이 민자유치사업인 동서고속철도사업(총사업비 6조8천억원)과 대전∼당진 고속도로사업(총사업비 1조2천억원)의 경우 참여희망자가 없는 등 민자를 활용하는 SOC 확충도 쉽지않을 전망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SOC투자가 2004년까지 연평균 20조∼30조원, 연간 증가율로는 23.4% 이상 돼야 우리 경제의 경쟁력을 회복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재경원 정책국 관계자는 『근본적인 문제는 땅값 불안에 따른 토지수용의 어려움과 터무니없는 사업비 증액에 있다』며 『SOC 사업의 우선순위를 재검토하고 효율적인 사업비관리를 위한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규진·이용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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