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보재수사 표정]『鄭회장 30∼40억받아 비자금조성』

  • 입력 1997년 3월 29일 20시 15분


[조원표·이호갑·신석호기자] ○…28일 밤 구속돼 영등포구치소에 수감된 鄭譜根(정보근)한보그룹 회장은 29일 오전 10시10분경 주황색 수의차림으로 대검에 출두, 중앙엘리베이터를 타고 11층 조사실로 직행. 정회장은 상반신이 흰색 포승에 묶인 채 다소 상기된 표정이었으나 엘리베이터에서 교도관들에게 『봄이라고 내복을 안줄 것 같아 걱정했어요. 아침에는 굉장히 춥더라고요』라고 말을 건네는 등 다소 여유를 부리기도. ○…金相喜(김상희)대검중수부 수사기획관은 이날 오전 브리핑에서 『鄭泰守(정태수)한보그룹 총회장이 한보그룹 재정본부 임원으로부터 30억∼40억원씩의 뭉칫돈을 받아 현찰로 3백억원의 비자금을 조성했다』고 확인. 김수사기획관은 이 돈이 현재까지 드러난 비자금 2천1백여억원에 포함된 것인지에 대해서는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고 전제한 뒤 『이 돈이 정치인 등에게 떡값으로 살포됐는지 계속 수사하고 있다』고 설명. ○…한보그룹이 그룹규모에 걸맞지 않게 23개의 국내계열사와 해외법인을 문어발식으로 확장하고 증자한 것은 정총회장 일가가 회사공금을 빼돌리기 위한 수단이었다는 분석이 대두. 김수사기획관은 『정총회장이 증자과정에서 6백80억원의 회사공금을 빼돌린 사실이 추가로 확인돼 추적중』이라고 확인. ○…김수사기획관은 이날 오후 브리핑에서 정총회장이 총선 직전에 2백49억원의 비자금을 수개의 증권계좌에서 인출했다는 언론보도와 관련, 『있을 수 없는 기사』라고 펄쩍 뛰며 『총선전 한 계좌에서 「지극히 미미한」 돈이 현금으로 인출된 적이 있을 뿐』이라고 해명. 김수사기획관은 『지극히 미미한 것이 어느 정도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한참 뜸을 들인 뒤 『하여튼 지극히 미미한 액수』라고 답변했다가 끝내 『억대는 넘는다』고 실토. ○…김수사기획관은 브리핑 도중 『검찰이 변호인들에게 배부한 수사기록이 언론에 새나가 수사와 재판에 막대한 영향을 초래하고 있다. 앞으로는 이같은 행위를 좌시하지 않겠다』며 『그러한 행위는 변호사법상 징계사유』라고 주장. 그는 또 『수사기록에 나온 진술들은 피고인이나 참고인들의 부정확한 기억을 토대로 한 것이 대부분이어서 검찰이 공소유지를 위해 계속적인 조사를 해야 할 것들이 많다』며 『최종 수사발표 때 정확한 내용을 공개하겠다』고 보도자제를 요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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