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보철강 장부조작 흑자로 위장…당진공장 설비자금 확보

  • 입력 1997년 2월 2일 19시 57분


[白承勳·千光巖기자] 한보철강이 지난 93년부터 계열사간 거래를 통해 얻은 이익을 과당계상, 적자를 흑자로 조작하고 흑자액을 부풀리는 등 분식결산을 해온 것으로 밝혀졌다. 한보철강의 이같은 회계장부 조작은 당진제철소의 2단계 설비공사에 소요되는 자금을 원활히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2일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한보철강의 감사보고서와 재무제표상 세후(稅後)당기순이익은 93년 1천3백12억원, 94년 4백94억원의 흑자를 올렸으며 95년에는 1백72억원의 적자를 낸 것으로 되어있다. 그러나 한보철강 내부자료에 따르면 93년의 실제 흑자규모는 고작 11억원이었고 94년엔 1백74억원의 적자가 난 것을 흑자로 조작했으며 95년엔 적자규모가 실제는 1백26억원이 많은 2백98억원인 것으로 확인됐다. 94년과 95년의 경우 한보철강은 ㈜한보가 건설중인 아산만공장공사에 투입한 자체인원의 용역매출이익을 94년 3백25억원, 95년 17억원으로 과당계상했다. 한보철강은 94년 매출액 4백45억원을 올렸으나 용역매출의 원가를 1백23억원으로 턱없이 낮춰잡아 용역매출이익을 과대포장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앞서 지난 93년에는 경상이익이 11억원에 불과했지만 장부가액 1백92억원인 부산공장부지를 계열사인 ㈜한보에 1천7백87억원에 매각, 1천5백95억원의 특별이익을 내 대차대조표상으로 1천3백12억원의 세후당기순이익을 냈다. 그러나 당시 부산공장부지는 이미 서울은행 산업은행에 담보로 잡혀있어 은행빚을 갚지 않고는 매각이 어려운 상태였는데 한보철강은 계열사와의 거래를 통해 장부상 특별이익을 낸 것처럼 분식한 것으로 밝혀졌다. 더구나 한보측은 盧泰愚(노태우)전대통령의 비자금사건이 발생한 직후인 지난 95년11월 부산공장을 당진으로 이전하겠다는 계획을 백지화해 그 배경에 의혹이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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