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진 파업풍속도]여론의식 유연전략 「다단계 진행」

입력 1997-01-08 20:18수정 2009-09-27 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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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개정 노동법의 철회를 요구하며 파업을 벌이고 있는 노동계가 예전과는 달리 「전면파업」에 들어가지 않고 사업장의 일부기능은 정상적으로 가동하는 등 새로운 전술을 구사하고 있다. 이 때문에 사전영장을 발부받아 민주노총 지도부를 전원 연행하려던 검찰도 당초 방침을 바꿔 사태의 추이를 더 지켜보기로 하는 등 새로운 전술은 어느정도 효과를 거두고 있다. 이번 파업의 가장 큰 특징은 내방객과 직접 접촉하는 부서에는 최소한의 필요인원을 배치, 업무를 계속하고 있는 것. 병원노련은 지난달 27일 1차파업 당시 환자급식과 방사선검사 등이 이뤄지지 않아 환자들의 항의를 받았던 사례를 거울삼아 지난 6일부터의 2차파업에서는 환자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크게 신경을 쓰고 있다. 서울대병원노조는 환자급식을 위해 조리와 운반을 담당하는 조합원중 절반은 정상적으로 근무케 하고 있으며 수술실 간호사 50여명중 20여명도 파업에서 제외시켰다. 8일부터 부분파업에 들어간 증권회사노조도 주식매매주문이나 현금출납을 담당하는 창구 직원은 업무를 계속하고 있다. 대신 사복을 입고 「근조 노동법」이라고 쓴 검은 리본을 달아 파업중임을 알리고 있다. 둘째, 파업과 동시에 대국민 봉사활동을 실시하는 적극적인 전술이다. 현대자동차써비스노조(위원장 李洪雨·이홍우)는 8일 조합원 3백여명을 동원, 서울역 등 서울지역 4곳을 비롯해 전국 27개 지역에서 손수운전자에게 오일이나 부동액의 교환 및 점검요령 등을 가르쳐 주고 퓨즈나 전구 등 간단한 부품은 무료로 바꿔주고 있다. 병원노련(위원장 朴文珍·박문진)에서는 서울 탑골공원을 비롯, 성남 부천 전주 등에서 간호사 의료기사 등 노조원 1백20여명이 흰가운을 입고 나와 무료로 혈당과 혈압검사를 해주고 있다. 셋째, 국민들이 파업사태에 대비할 시간적 여유를 주기 위해 다단계로 파업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 지난 6일 24개병원이 2차파업에 들어간 병원노련은 그후 나머지 병원들은 사정에 따라 7∼10일로 나눠 파업에 합세하도록 함으로써 환자들이 다른 병원을 찾을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주고 있다. 한편 현대그룹노조총연합의 경우처럼 예전과는 달리 제조업체도 전면파업을 벌이지 않고 일부조업 일부파업이라는 「치고 빠지기식」전술을 구사하고 있다. 〈宋平仁·洪性哲·金靜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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