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업계 내년초 주류공업협회 가입키로

  • 입력 1996년 12월 14일 11시 41분


지금까지 회비문제와 협회의 역할 등에 대한 불만으로 주류업계 연합체인 대한주류공업협회에 회원 가입을 하지 않고 있던 맥주업계가 내년초 이단체에 가입키로 결정,관심을 끌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OB맥주,조선맥주,진로쿠어스 등 맥주3社는 빠르면 내년 1월1일, 늦어도 2월까지는 주류공업협회 회원으로 가입한다는 내부방침을 정하고 회비등 가입 조건에 대해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주류공업협회는 맥주업계의 가입에 대비 최근 회원 입회와 탈퇴를 자유롭게 하고 입회신청 즉시 회원자격을 부여하는 쪽으로 정관도 개정했다. 맥주업계는 지금까지 주류공업협회의 거듭된 입회 권고에도 불구하고 `실익'이없다는 판단에따라 회원가입을 미뤄왔다. 가입할 경우 맥주가 주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높다는 점 때문에 협회운영비 분담금이 가장 많이 배정될 게 뻔하지만 협회의 업무추진력이나 전문성이 맥주업계의 현안을 해결하기에는 미흡하다는 입장때문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자세를 바꿔 협회가입을 결심한데는 몇 가지 `피치못할 사정'이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 일각에서는 최근 몇 년간 시설확장과 판촉,광고부문에서의 무한경쟁으로 `제살깎아먹기'를 계속해온 맥주업계가 채산성 악화로 더 이상 출혈을 계속할 수 없게되자 협회의 조정을 통해 이같은 경쟁분위기를 자제하자는데 의견이 모아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가격인상과 광고, 신제품개발 등과 관련 국세청이나 재정경제원 등 정부기관의 협조가 필요한 업무를 업체 개별적으로 해결하기에는 힘에 부치는데다 최근 들어 수질관련부담금제 등 환경관련 부담압력이 가중되자 단일화된 로비창구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꼈음도 물론이다. 주류수입개방으로 외국산 술이 물밀듯 밀려오면서 국내 주류업계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대동단합해야 한다는 `명분'을 맥주업계가 더이상 거부할 수 없게된 것도 사실이다. 치열한 경쟁으로 `바람잘날 없는' 맥주업계를 직접 상대하는데 부담을 느낀 국세청이나 재경원쪽에서 각 업체의 협회가입을 적극 주선,이를 통해 간접적으로 업계를 관리하려는 의도가 작용했다는 해석도 따른다. 맥주업계가 협회에 가입할 경우 업계의 이익과 직결되는 크고 작은 각종 對官업무는 협회쪽에서 맡을 것이 확실하기 때문이다. 맥주업계가 가입하는 사정이야 어떻든 지난 80년 11월 당시 대한주류제조협회와 대한주정협회의 통합으로 발족한 주류공업협회는 그동안 `반쪽협회'에 머물렀으나 맥주업계가 가세할 경우 명실상부한 주류업계의 이익단체로 탈바꿈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주류공업협회는 올 해의 경우 운영 예산이 13억원으로 소주업체를 중심으로 한 주류업계와 주정업계가 50%씩 분담하고 있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