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李圭敏특파원」 미국기업들의 「봉급파괴」와 「인사파괴」가 확산되면서
노사간 협상에서 임금인상보다는 안정적 고용이 가장 큰 이슈로 대두했다.
최근 타결된 미국 자동차노조와 포드사간 협상내용이 대표적인 사례.
노사 양측은 『소속 근로자의 95%에게 향후 3년이상 안정적인 고용을 보장한다』
고 합의했다. 노사는 대신 회사가 신규 공장을 설립하면 새 근로자들에게는 낮은 임
금을 책정할 수 있는 권한을 회사에 부여했다.
지금까지 임금인상에 초점을 맞추던 노조의 요구조건이 이제는 임금 대신 안정 고
용을 바라는 쪽으로 선회한 것. 자동차노조의 이같은 합의는 동종업체인 GM과 크라
이슬러의 협상은 물론 다른 산별노조에도 영향을 끼칠 전망.
자동차노조가 안정고용 우선정책을 선택한 것은 미국내 고용시장의 변화가 가장
큰 원인이다.
지난 75년 이후 기업들의 감량정책으로 무려 4천3백만명의 근로자가 일자리를 잃
었고 이 추세가 작년이후 더욱 심해졌다.
통계상으로는 미국내 전체 고용시장 상황이 좋지만 해고 근로자들은 새로 취업할
때마다 임금이 감소, 실업은 곧 임금삭감을 뜻하게 된 것.
그러나 노동전문가들은 이번 합의는 회사측에 부담이 더 크다고 비판한다. 노조와
의 합의때문에 인원조절을 못하면 신축성이 사라져 경영압박을 받게 되며 극단적인
상황까지 초래, 회사전체 근로자들의 생계를 위협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