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만에 돌아온 뮤지컬 베토벤, 韓 정서에 맞게 스토리 개편”

  • 동아일보
  • 입력 2026년 4월 13일 16시 30분


연출가 길 메머트 “전작의 연인, 이번엔 조력자로”

2023년 ‘베토벤 시크릿’이란 부제를 달고 선보였던 뮤지컬 ‘베토벤’이 한국 관객의 정서에 맞춰 서사 구조부터 음악까지 대거 개편된 모습으로 다시 찾아온다.

연출가 길 메머트는 9일 서울 강남구 EMK뮤지컬컴퍼니에서 새로운 ‘베토벤’에 대해 “스토리도 바뀌고 세트도 더 발전한 ‘베토벤 2.0’’이라고 소개했다.

6월 9일부터 8월 11일까지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되는 뮤지컬 ‘베토벤’은 19세기 청력을 잃어가는 고통에도 작곡을 이어갔던 거장 베토벤의 삶을 그린다. 2023년 초연 버전은 부제에서 드러나듯, 베토벤이 어느 연인에게 보낸 편지가 소재가 됐다. 남편이 있는 여성 안토니(토니) 브렌타노가 베토벤과 사랑에 빠지는 과정을 담았다.

메머트 연출은 “19세기 유럽에선 생계를 위해 결혼하는 경우도 많았기에 결혼한 상태에서 자유를 갈망하는 남녀의 삼각관계가 문학의 흔한 소재였다”며 “오늘날 한국 관객의 정서에는 맞지 않다고 판단해 과감히 덜어냈다”고 했다.

올해 공연에선 토니가 베토벤의 ‘뮤즈’이자 그를 도와주는 ‘조력자’로 등장한다. 또한 월광이나 비창, 열정, 합창 등 베토벤의 원곡 선율은 유지되지만, 현대 헝가리 작곡가인 실베스터 르베이의 신곡도 여럿 추가됐다.

메머트 연출은 “이전 공연에선 베토벤의 오리지널 음악을 르베이 버전으로 편곡한 음악으로 공연을 구성했는데, 한국 관객들이 현대적인 감각을 더 선호한다고 판단했다”며 “베토벤의 멜로디가 현대 공연에 얼마나 잘 활용될 수 있는지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베토벤은 기존의 규칙을 확장하고 도발해 음악을 다른 차원으로 올려놓고 미래를 내다본 작곡가예요. 당장의 박수와 사랑을 추구하기보다 더 깊은 무언가를 찾아 나간 태도가 흥미롭습니다.”

베토벤 역엔 초연 당시 연기했던 박효신이 다시 출연하며, 홍광호가 새로 합류한다. 토니 역은 윤공주, 김지현, 김지우가 맡는다. 메머트 연출은 “박효신과 홍광호이 서로 다른 매력으로 두 가지 다른 스토리텔링을 보여주는 점이 흥미로울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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