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안성기 영결식…“선배님께 어떠셨냐 물으면 ‘응, 괜찮았어’ 미소로 답하실 것”

  • 동아일보
  • 입력 2026년 1월 9일 12시 23분


9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성당에서 열린 故 안성기 영결식에서 배우 정우성이 추도사를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
9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성당에서 열린 故 안성기 영결식에서 배우 정우성이 추도사를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

“여기 누군가가 선배님께 ‘어떠셨나요’라고 묻는다면 ‘응, 난 괜찮았어’라고 정갈한 음성과 미소로 답하실 선배님이 그려집니다. 선배님은 어떠셨나요. 부디 평안하시길 바랍니다.”

5일 별세한 배우 안성기의 영결식이 진행된 9일 오전 9시 서울 중구 명동대성당. 단상에 오른 배우 정우성은 떨리는 목소리로 조사를 읽다가 끝내 눈물을 보였다. 이날 영결식에는 배우 현빈, 주지훈, 가수 바다, 임권택 감독, 민규동 감독 등을 포함해 유족과 지인, 연예계 후배 600여 명이 참석해 고인의 마지막 길을 함께했다.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정순택 대주교가 9일 서울 중구 명동성당에서 故 안성기(사도 요한) 배우의 장례미사를 집전하고 있다. 천주교 서울대교구 제공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정순택 대주교가 9일 서울 중구 명동성당에서 故 안성기(사도 요한) 배우의 장례미사를 집전하고 있다. 천주교 서울대교구 제공

배창호 감독이 9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성당에서 열린 고 안성기의 영결식에서 조사를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
배창호 감독이 9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성당에서 열린 고 안성기의 영결식에서 조사를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
고인과 13편의 작품을 함께했던 배창호 감독은 “‘바람 불어 좋은 날’을 시작으로 연이어 화제작에 출연하며 평단의 인정을 받았던 시간, 맥주잔을 기울이며 다음 작품을 논의하던 순간들이 아직도 선명하다”며 애통해했다. 이어 “엊그제 같은 시간들이었는데 세월이 어디로 갔는지 모르겠다”며 “그는 작품 속에 영원히 살아있을 것”이라고 애도했다.

9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성당에서 열린 故 안성기 영결식에서 안성기 아들 안다빈 씨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
9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성당에서 열린 故 안성기 영결식에서 안성기 아들 안다빈 씨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
유가족 대표로 나선 장남 안다빈 씨는 부친의 서재에서 발견한 30년 전 편지를 낭독하며 오열했다. “네가 이 세상에서 처음 태어난 날 아빠를 꼭 빼어 닮은, 아빠 주먹보다 작은 너의 얼굴을 보는 순간 눈물이 글썽거렸지”로 시작된 편지에는 “겸손하고 정직하며 넓은 사람이 되었으면 한다”, “실패와 슬픔을 마음의 평화로 다스릴 줄 아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이 세상에서 참으로 바꿀 수 없이 필요한 것은 착한 사람이라는 걸 잊지 말아라”는 고인의 메시지가 담겨있었다. 아들의 목소리로 전해진 진심에 추모객들은 일제히 눈시울을 붉혔다.

9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성당에서 열린 고 안성기의 영결식장 스크린에서 고인의 작품이 흘러나오고 있다.  사진공동취재
9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성당에서 열린 고 안성기의 영결식장 스크린에서 고인의 작품이 흘러나오고 있다. 사진공동취재
이날 상영된 추모 영상에는 고인의 아역 시절부터 전성기까지의 모습이 담겼다. ‘바람 불어 좋은 날’, ‘만다라’, ‘고래사냥’, ‘남자는 괴로워’ 등 수많은 대표작 장면이 이어지자 추모객들은 숨을 죽인 채 화면을 응시했다. 한국영상자료원은 이날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고인의 1980~1990년대 대표작 10편을 무료로 공개했다.

영결식에 앞서 이날 오전 8시 명동대성당에서는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정순택 대주교가 고인의 장례미사를 주례했다. 정 대주교는 “안성기 사도 요한 형제님은 한평생 우리나라 영화를 사랑하고 영화에 봉사하며, 고단한 시절 국민들에게 웃음과 감동을 전해주신 분”라며 추모했다. 고인은 1985년 명동대성당에서 혼인성사를 받았으며, 2014년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 당시 ‘평화와 화해를 위한 미사’에서 제1독서를 봉독했다.

9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성당에서 열린 故 안성기 영결식을 마치고 유족과 동료 배우들이 성당을 나서고 있다. 사진공동취재
9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성당에서 열린 故 안성기 영결식을 마치고 유족과 동료 배우들이 성당을 나서고 있다. 사진공동취재

국민배우 안성기의 영결식이 열린 9일 서울 명동성당에서 유족과 동료들이 고인을 배웅하고 있다. 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국민배우 안성기의 영결식이 열린 9일 서울 명동성당에서 유족과 동료들이 고인을 배웅하고 있다. 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이날 고인의 소속사 후배인 배우 정우성과 이정재가 각각 영정과 금관문화훈장을 들고 앞장섰으며, 설경구, 유지태, 박해일, 조우진, 주지훈, 박철민 등 동료 배우들이 운구를 맡았다. 장지는 경기 양평 별그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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