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5일(현지 시간)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정보 당국으로부터 (한국에서) 교회들에 대한 압수수색이 있었다고 들었다”며 “그것이 사실이라면 너무 나쁜 일일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은 7월 18일 채 상병 특검(특별검사 이명현)의 김장환 극동방송 이사장(수원중앙침례교회 원로 목사)과 이영훈 여의도순복음교회 담임목사 자택과 교회 사무실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일컫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개신교계에선 “트럼프 대통령 주변에서 누군가 한마디해 달라고 요청한 게 아니겠느냐”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세계침례교연맹 총회장을 지낸 김 목사는 세계적인 전도사 고 빌리 그레이엄 목사, 그의 아들 프랭클린 그레이엄 목사와 친분이 두텁다. 미 개신교계와 정계에 폭넓은 네트워크를 가진 인물로 평가받는다. 프랭클린 그레이엄 목사는 트럼프 1기 캠프 핵심 참모였다.
김 목사는 이런 인맥을 바탕으로 한미 관계가 껄끄러울 때마다 양국 간 물밑 채널 역할을 해 왔다. 2017년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첫 정상회담 성사에도 상당한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1월 당시 대통령실에서도 김 목사에게 대선에서 승리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과의 면담 주선을 요청했다고 한다.
이 목사는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식 공식 일정에 모두 초대받은 유일한 한국인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 트럼프 주니어는 지난해 4월, 8월 방한 때 모두 여의도순복음교회를 찾을 정도로 이 목사와 친분이 두텁다.
트럼프 대통령의 ‘영적 멘토’로 불리며 20년째 트럼프 가족 예배를 매주 인도하는 폴라 화이트 목사도 이 목사의 백악관 인맥이다. 화이트 목사는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에 신설한 ‘신앙실(Faith Office)’의 수석 고문으로 보수적 기독교 가치관을 국정에 반영시키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10여 년 전부터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 열리는 ‘세계 교회 성장 대회’에 강사로 참여하고 있다. 이 목사는 지난달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대통령실의 요청으로 양국 정상 간의 우호적인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이런 인맥을 동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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