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의 첫 자서전 ‘희망’(원제 Spera·사진)이 14일(현지 시간) 세계 80개국에서 동시 출간됐다. 300여 쪽의 ‘희망’은 1936년 아르헨티나 이탈리아계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난 교황의 인생을 담고 있다. 원래 사후에 출간될 예정이었으나, 가톨릭교회가 25년마다 맞이하는 은총의 해인 희년을 맞아 올해 출간했다.
2013년 베네딕토 16세의 자진 사임으로 직접 교황직을 인수·인계받는 유례없는 일을 겪은 프란치스코 교황은 당시 로마 남부 교황 여름 별장인 카스텔 간돌포에서 베네딕토 16세를 만났던 일도 밝혔다. 베네딕토 16세가 커다란 흰색 상자를 건네며 “모든 것이 여기에 있다. 나는 여기까지 했고, 이런 조처를 했으며, 이런 사람들을 해임했으니, 이제는 당신 차례”라고 했다고 한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상자 안에 “가장 어렵고 고통스러운 상황과 관련된 문서들과 학대, 부패, 어두운 거래, 잘못된 행위들에 대한 자료들이 들어 있었다”고 설명했다. 교황이 흰 상자의 비밀을 공식적으로 밝힌 것은 처음이다.
89세인 프란치스코 교황은 건강 이상설과 자진 퇴임설에 대해선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교황은 2021년 7월 결장 협착증 수술을, 2년 뒤엔 탈장 치료 수술을 받았다. 교황은 “나는 건강하다. 간단하게 말해 늙었을 뿐”이라며 “수술받는 동안에도 사임을 생각한 적이 없다”고 했다. ‘희망’ 한국어판은 다음 달 말쯤 국내 출간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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