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힐 높여 신은 조권, 뮤지컬 ‘렌트’ 엔젤역 데뷔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11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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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국내 초연 후 팬 사랑 받아
내년 2월 25일까지 코엑스서 공연

뮤지컬 ‘렌트’에서 서로에게 이끌린 로저(왼쪽·장지후)와 미미(김환희)가 ‘Another Day’를 부르고 있다. 신시컴퍼니 제공
뮤지컬 ‘렌트’에서 서로에게 이끌린 로저(왼쪽·장지후)와 미미(김환희)가 ‘Another Day’를 부르고 있다. 신시컴퍼니 제공
집세(rent)조차 내기 힘든 예술가들의 꿈과 사랑을 그린 브로드웨이 뮤지컬 ‘렌트’가 11일부터 서울 강남구 코엑스 신한카드아티움에서 공연되고 있다. 여덟 명의 등장 인물이 다채로운 넘버로 펼쳐나가는 렌트를 숫자로 살펴봤다.

● 1990

렌트는 1990년대 뉴욕 이스트빌리지에 모여 사는 예술가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극본과 작사·작곡을 맡은 조너선 라슨이 푸치니의 오페라 ‘라보엠’에서 영감을 받아 자전적 이야기로 각색했다. ‘라보엠’ 속 1800년대 파리는 뉴욕 이스트빌리지의 낡은 재개발 지역으로, 파리에서 유행했던 결핵은 에이즈로 각색해 동성애 등 당대 터부시되던 소재를 다뤘다. 작품 속 에이즈에 걸린 주인공들은 모두 라슨의 실제 친구를 모델로 했다.

● 11

1996년 뉴욕 브로드웨이에서 초연된 렌트는 브로드웨이 사상 11번째로 장기 공연된 뮤지컬이다. 2008년까지 총 5123번 막이 올랐다. 초연했던 해 토니상 시상식에서 최우수작품상을 비롯해 4개 부문을 수상했다. 뮤지컬로 퓰리처상(드라마 부문)을 받은 몇 안 되는 작품이기도 하다. 이번 공연의 이재은 연출가는 “rent에는 ‘빌리다’ 외에 ‘찢기다’란 의미도 있다. 삶의 찢겨나간 부분을 위로하고, 죽을 때까지 고민하는 사랑의 본질을 노래하는 작품”이라고 했다.

● 42

모든 대사가 노래로 이뤄진 ‘송스루 뮤지컬’인 렌트에선 42개의 곡이 쉼 없이 이어진다. 5인조 록밴드가 록은 물론 R&B, 탱고, 가스펠 등 장르를 넘나드는 넘버를 140분간 라이브로 연주한다. 콜린은 엔젤이 떠나간 후 R&B가 가미된 ‘I’ll Cover You-reprise’로 상실감을 노래하고, 마크와 조앤은 탱고풍 ‘Tango: Maureen’에 맞춰 붉은 조명 아래서 춤을 춘다.

● 52만5600

모든 배우들이 출동해 화음을 맞추는 ‘Seasons of Love’는 렌트를 대표하는 간판 넘버다. 가사는 도입부부터 숫자 52만5600이 반복해 등장한다. 이 숫자는 1년 365일을 분 단위로 환산하면 52만5600분이 되는 데서 나왔다. 우리에게 주어진 매순간을 사랑으로 살아가자는 메시지가 담겼다. 코엑스에서 15일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엔젤 역을 맡은 배우 김호영은 “듣는 사람이 저마다 추억을 소환하며 웃고 울 수 있는 곡”이라고 했다.

● 134

국내에서 2000년 초연된 렌트는 조승우, 최재림 등 134명의 배우가 거쳐갔다. 2002년 당시 고등학생이던 배우 정선아가 미미 역으로, 대학생이던 김호영이 엔젤 역으로 데뷔하는 등 실력파 뮤지컬 배우들이 배출됐다. 이번엔 8개 배역에 24명의 배우가 출연한다. 마크와 로저 역은 각각 정원영과 배두훈, 장지후와 백형훈이 맡았고, 미미 역은 김환희 이지연이 연기한다. 가수 조권이 ‘최장수 엔젤’ 김호영과 번갈아가며 엔젤을 연기한다. 조권은 “기존 엔젤 역 배우들이 신던 하이힐보다 굽을 더 높였다. 조권의 ‘페르소나’인 하이힐을 신고 최고의 엔젤을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내년 2월 25일까지. 7만∼14만 원.



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뮤지컬#렌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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