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이사회, 여권 추천 김종민 돌연 사의… 사장 임명제청 난항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10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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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사장후보 투표 과반 득표 없자…서기석 이사장, 결선투표 연기시켜
金, 절차적 잡음에 사의 표명 분석

KBS 사장 후보 선정이 진행 중인 KBS 이사회가 내홍을 겪고 있다. 4일 이사회에서 최종 후보를 선출하지 못한 데 이어 5일엔 여권 추천 김종민 이사가 돌연 사의를 밝혔다. 5일 KBS 등에 따르면 김 이사는 이날 오전 KBS 이사회 사무국에 사의를 표했다. 전날 이사회가 차기 KBS 사장 최종 후보 선출을 하지 못한 것과 관련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KBS 이사회는 전날 사장 후보자로 압축된 박민 전 문화일보 논설위원, 최재훈 KBS 부산방송총국 기자, 이영풍 전 KBS 신사업기획부장에 대한 면접을 진행하고 투표를 했다. 최종 후보자를 선정해 윤석열 대통령에게 임명 제청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투표 결과 과반(6표 이상)을 득표한 후보자가 없었다. 현재 KBS 이사회 총원 11명 가운데 6명이 여권 이사인 점에 미뤄 여권 이사들이 한 후보로 의견을 모으지 못한 채 이탈표가 발생한 것으로 분석된다.

KBS 사장 후보 추천은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다득표자 2인을 대상으로 결선투표를 하게 돼 있다. 다득표자는 박 후보자와 최 후보자였다. 그러나 서기석 이사장은 한 시간가량 휴정한 후 이사회 일정을 6일로 연기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다른 여권 이사들은 모두 연기에 찬성했지만 김 이사는 “입장이 없다”며 유보 태도를 보였다.

야권 이사들은 결선투표를 곧바로 진행해야 한다며 연기에 반발했다. 지난달 이사회에서 사장 후보 선출에 관한 규칙을 정하면서 4일에 면접 및 임명제청까지 끝내는 것으로 합의했다는 주장이다. 전국언론노동조합은 이날 성명서를 내고 “서 이사장과 여권 이사들이 투표 결과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지자 일방적으로 결선 투표를 보류시켜 버렸다”고 비판했다.

방송통신위원회와 KBS 안팎에서는 김 이사가 여권 이사들이 의견을 모으지 못하고, 절차적 잡음까지 이는 것에 대해 불만을 갖고 사의를 표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5일 저녁까지 김 이사의 사직서가 방통위에 전달되지는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김 이사의 사의 표명에 따라 6일 결선 투표를 위한 이사회 개최 역시 불투명해졌다. 여권 이사들은 6일 오전 9시부터 회의를 재개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야권 이사들은 결선 투표를 위한 이사회에는 불참한다는 입장이다. 김 이사까지 참석하지 않을 경우 이사 11명 가운데 5명만으론 정족수(6명 이상)가 모자라 개회를 할 수 없다.

김 이사는 광주지검 순천지청장을 지낸 검찰 출신 변호사로, 문재인 정부 당시 야권(현 여권) 추천으로 2021년 9월부터 KBS 이사를 맡아 왔다.

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kbs#김종민#사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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