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크 같은 뚝심으로 성큼성큼… 세계 25개국 사랑받는 브랜드로 우뚝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4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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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joy Life] 창립 50주년 맞은 BYN블랙야크그룹
서울 종로 등산용품 전문 매장에서 시작… IMF 이후 기능성에 스타일 접목하며 성장
국내 최초로 페트병 재활용 섬유 활용, 자연과 공존하는 기술로 미래 50년 준비


“역동적인 활동을 돕는 혁신 제품을 제공해 사람과 자연을 보호하고, 그들의 도전하는 삶과 함께한다는 사명감으로 아웃도어 외길을 걸어온 노력을 인정받게 돼 영광입니다.”

2021년 열린 ‘제35회 섬유의 날’ 기념식에서 기업인 최고 영예인 금탑산업훈장을 받은 강태선 BYN블랙야크그룹 회장의 말이다.

올해로 창립 50주년을 맞은 BYN블랙야크그룹의 역사는 곧 한국 아웃도어의 역사라고 해도 무방하다. 50년이라는 시간 동안 야크 같은 우직한 뚝심으로 변화와 혁신을 거듭하며 국내 시장을 넘어 세계 시장에서도 인정을 받아왔다.

국산 등산 장비 개발 결심 후 블랙야크 론칭
1973년 강태선 회장은 24살의 나이로 종로5가에 자신의 가게를 열었다. 등산용품 전문 매장 ‘동진’사다. 이후에 동진산악, 동진레저 등으로 이어지는 BYN블랙야크그룹의 시작이었다.

산을 좋아했던 강 회장은 남대문시장을 돌며 등산 장비들을 구경하곤 했는데 당시 대부분의 등산 장비가 미군 물품을 개조해서 만들어 품질을 갖추진 못했고 그마저도 정식 매장이 아니라 좌판에서 판매되고 있었다.

품질과 가격을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국산 등산 장비를 만들기로 결심한 강 회장은 시장과 고객, 상품이 없는 3무(無)의 상황에서 ‘없습니다, 모릅니다, 안 됩니다’라는 단어를 쓰지 않는 3불(不) 전략을 펼치며 불모지와 같던 등산 장비 업계에 들어섰다. 이에 강 회장은 미국 배낭을 해체해 연구하고, 현장의 요구를 제품에 담기 위해 주말마다 산을 오르며 마침내 ‘자이언트’ 브랜드를 론칭해 ‘자이언트 배낭’을 선보였다.

1977년 고상돈 대장의 한국인 최초 에베레스트 등정 성공 소식에 폭발하며 일순간에 등산 열풍이 불어닥쳤고 그 덕분에 자이언트는 말 그대로 ‘없어서 못 팔 지경’으로 인기를 끌었다. 그러다 1992년 전국 국립공원과 주요 산에서 야영 및 취사를 금지하는 법이 발표됐다. 등산 장비 업체로서는 최대의 위기였지만 홀연히 히말라야 원정을 떠난 강 회장은 등산 의류 사업 진출이라는 또 다른 목표를 가지고 돌아왔다. 이때 탄생한 브랜드가 지금의 ‘블랙야크’다.

론칭 후 블랙야크는 동진레저의 대표 브랜드로 우뚝 섰다. 금강산 관광이 시작되면서 등산복도 불티나게 팔린 것이다. IMF 위기 극복 이후 경기가 살아나면서 소비자들은 화려하고 기능성 좋은 등산복을 찾기 시작했고 이에 맞춰 블랙야크는 ‘등산복의 패션화’를 일구며 성장을 이어갔다. 이후 브랜드 이름을 딴 ‘블랙야크’ 독립 법인을 설립하고 ‘동진레저’와 함께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며 사업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등산 커뮤니티 만들고 재생 소재 발굴 나서
창립 40주년을 맞은 2013년에는 산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커뮤니티를 만들어 보자는 기획으로 ‘명산 40’이라는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이 프로그램을 시작으로 현재 39만 명의 회원과 함께 새로운 산행 라이프스타일을 만들어가고 있는 국내 최대 규모 산행 커뮤니티 플랫폼 ‘블랙야크 알파인 클럽(BlackyakAlpine Club·BAC)’이 탄생했다.

블랙야크의 혁신적인 제품은 세계 시장에서도 통했다. 2012년 처음으로 세계에서 가장 큰 스포츠 아웃도어 박람회인 뮌헨 ISPO에 참가한 블랙야크는 2013년 ‘올해의 아시아 제품상’을 시작으로 누적 집계 기준 총 26관왕으로 현재까지 단일 브랜드로 최다 수상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전 세계 25개국에서 블랙야크 제품이 판매되며 글로벌 브랜드로서의 명성을 높이는 중이다.

2019년부터는 재생 소재, 그중에서도 ‘페트병’에 주목했다. 당시 국내 페트병 분리배출 비율은 약 80%로 높으나 이물질 등의 순도 문제로 의류용 장섬유로 재활용되는 비율이 매우 낮았다. 이 때문에 국내 시장의 리사이클 폴리에스터 제품은 재생 섬유 대부분을 해외에서 수입해오고 있는 실정이었다. 이에 화학섬유 제조 기업 티케이케미칼을 시작으로 먹는샘물 스파클, 두산이엔티를 비롯해 환경부, 각 지자체 등과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배출―재활용―제품 생산―소비까지 이어지는 국내 투명 페트병 자원 순환 시스템을 구축해 재생 섬유 수입 의존도를 낮추고 아웃도어의 기능성이 더해진 의류, 신발, 용품 등을 생산하며 지속가능한 고부가가치 산업의 원동력을 만들어가고 있다.

국내 최초로 페트병을 활용한 K-rPET(케이-알페트) 재생 섬유로 만든 제품은 ‘플러스틱(PLUSTIC)’이라는 이름으로 블랙야크를 비롯해 블랙야크 키즈, 나우(nau), 힐크릭 등 자사 브랜드를 통해 판매되고 있으며 올해 2월까지 투명 페트병(500ml 기준) 약 6300만 병을 재활용했다. 이와 같은 성과로 2021년 영국에서 열린 ‘제26차 UN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에 참가해 한국관 부스에서 국내의 페트병 자원 순환 시스템을 전 세계에 알리기도 했다.

2020년, 블랙야크는 ‘당신의 새로운 삶 속의 베이스캠프(BasecampIn Your New Life)’가 되겠다는 의미를 담아 만들어 낸 약자를 반영해 ‘비와이엔(BYN)블랙야크’로 사명을 변경했다. 소비자, 파트너, 지역사회 등 ‘모든 사람의 삶을 즐겁게 한다(Make Life Joyful)’는 가치 체계를 반영한 것이다.

그 일환으로 지난해 BYN블랙야크그룹은 제주도 서귀포시에 농어촌 관광 휴양단지 ‘야크마을’을 조성했다. 야크마을은 회사의 성장에 도움을 준 이해관계자들과 제주도민이 마음껏 힐링하고 자연을 누릴 수 있도록 기획한 곳으로 자연과의 공존을 내세운 블랙야크의 방향성과 맞게 설계됐다.

MZ세대 맞춤 마케팅으로 브랜드 파워 강화
최근 들어 블랙야크는 소비자 반응을 면밀히 살피며 브랜드 모델을 기용, 여러 앰버서더와 함께 다양한 마케팅 전략을 펼치고 있다. 이는 특히 코로나 시기에 산행으로 즐거움을 찾는 MZ세대에게 파급력이 컸으며 블랙야크만의 아웃도어 기술력과 친환경 활동을 보여줄 수 있어 긍정적인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2021년 아이유를 블랙야크의 브랜드 모델로 발탁한 이후 출시한 등산화 ‘야크 343 D GTX’는 ‘아이유 등산화’로 불리며 당시 블랙야크 신발 중 단일 품목으로 역대 가장 많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또 다른 브랜드 모델 배우 손석구, 이시영 역시 특유의 분위기로 블랙야크와의 ‘케미’를 터뜨리며 새로운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블랙야크의 ‘DNS 익스트리머’도 눈길을 끈다. ‘DNS 익스트리머’는 도전을 꿈꾸는 산악인들이 DNS의 기술력을 통해 자연 속 깊숙이 들어가 오롯이 자연의 위대함을 느낄 수 있도록 지원하고자 기획됐으며 브랜드 모델인 이시영과 유튜버 오지브로가 대표 주자로 참여하고 있다.

창립 50주년을 맞은 올해 글로벌 아웃도어 기업으로 성장한 BYN블랙야크그룹은 자연에서의 생존을 위한 과거 50년을 넘어 자연과의 공존을 위한 향후 50년으로 나아가기 위해 본질로 되돌아간다.

블랙야크만의 혁신적인 기술력이 집약된 DNS 라인을 필두로 모든 사람이 장애물 없이 오롯이 자연의 위대함을 느낄 수 있도록 기능성에 집중한다. 여기에 자연과 사회가 양립할 수 있도록 지속가능한 친환경 경영 고도화에 앞장서며 경쟁력 있는 글로벌 No.1 ESG 아웃도어 그룹이 되기 위한 힘찬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박서연 기자 sy009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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