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임설 반박한 프란치스코 교황 “중도사퇴, 유행 안 돼”

  • 동아닷컴
  • 입력 2023년 2월 17일 11시 33분


코멘트
프란치스코 교황. 게티이미지코리아
프란치스코 교황. 게티이미지코리아
즉위 10주년을 맞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아프리카 순방 과정에서 은퇴 여부를 묻는 말에 “교황들의 사임을 하나의 유행이나 정상적인 것으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고 답했다.

교황의 이같은 발언은 그의 1월 31일∼2월 5일 아프리카 순방에 동행한 예수회 신부이자 예수회 정기간행물 ‘치빌타 카톨리카’ 편집장인 안토니오 스파다로 신부를 통해 알려졌다. 스파다로 신부는 교황의 허락을 얻어 해당 발언 내용을 간행물에 실었다.

치빌타 카톨리카 2023년 1호와 공식 홈페이지에 따르면, 아프리카 콩고민주공화국에 방문한 교황은 민주콩고인 예수회 신부로부터 은퇴할 것인지를 직접적으로 묻는 말에 “아니다”라고 답했다.

교황은 “지난 2013년 선출 두 달 만에 사직서를 쓰고, 이를 당시 교황청 국무원장이었던 타르치시오 베르토네 추기경에게 전달한 것은 사실이지만 지금 그 사직서가 어디에 있는지도 모른다”고 밝혔다.

이어 “내 건강에 문제가 있어 교황직을 지속할 수 없고, 사임하겠다고 말할 수 있는 의식이나 인지 능력이 없을 경우를 대비해서 쓴 것”이라며 “교황들의 사임이 하나의 유행이나 정상적인 것으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베네딕토 16세 전 교황은 건강상의 이유로 직무를 수행할 수 없다고 느꼈기 때문에 용기를 낸 것”이라며 “당분간 나의 일정과 계획에는 없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교황은 교황직이 종신직(ad vitam)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이걸 지키지 말아야 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한다. 역사적 전통도 중요하다. 매번 사람들의 입방아에 오를 때마다 사임을 해야 한다면 6개월마다 교황을 선출해야 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교황은 즉위 10주년을 맞아 신부의 10가지 질문에 답하는 내용을 담은 ‘당신의 지평선을 찾아라. 일어나 오늘을 다시 시작하라’를 현지시간으로 오는 21일 출간한다. 10가지 질문에는 외로움과 무관심, 신앙 위기, 두려움, 가난, 학대, 전쟁, 경제위기 등이 있다.

김소영 동아닷컴 기자 sykim41@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오늘의 추천영상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