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에 생생한 감동을” 수화통역-자막 연극 확산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3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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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극장 중심 ‘장애인 친화’ 무대

국립극단이 지난해 제작한 연극 ‘스카팽’의 배리어프리 영상. 수화 통역사가 대사 등을 실시간 통역하고 있다. 국립극단 제공
국립극단이 지난해 제작한 연극 ‘스카팽’의 배리어프리 영상. 수화 통역사가 대사 등을 실시간 통역하고 있다. 국립극단 제공
국립정동극장은 지난달 27일 막을 내린 연극 ‘가족이란 이름의 부족’ 공연에서 청각장애인을 위한 동시 자막을 약 2주간 내보냈다. 청각장애를 가진 주인공이 비장애인 가족 사이에서 겪는 소외를 그린 작품은 앞서 공연기간 중반까지 자막 시스템을 갖추지 않아 관객의 항의를 받았다. 이에 제작사가 급히 극장과 협의해 한글자막을 제공했다.

공공극장을 중심으로 장애 관객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배리어프리(barrier free·장애인 친화) 움직임이 일고 있다. 국립극단은 지난달 28일 개막한 연극 ‘엔젤스 인 아메리카―파트 투: 페레스트로이카’의 매주 수, 금요일 공연에 한글자막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하반기에는 잔 다르크의 일화를 바탕으로 한 ‘세인트 죠운’(10월)과 하층민 스카팽이 상류층을 골탕 먹이는 유쾌한 풍자극 ‘스카팽’(11월) 등 비교적 많이 알려진 작품을 중심으로 자막 서비스를 할 예정이다.

지난해 동물의 생명권을 주제로 한 연극 ‘로드킬 인 더 씨어터’에서는 모든 회차에 걸쳐 수어통역과 음성해설, 한글자막을 넣었다. 공연 녹화영상에 배리어프리를 적용한 사례도 늘고 있다. 국립극장은 지난해 장애인 극단 다빈나오의 ‘소리극 옥이’ 공연에 수화통역가를 배치한 데 이어 올해 공연 녹화영상에도 수화통역 화면을 넣어 제작할 예정이다.

배리어프리 공연 영상을 제작하는 사운드플렉스 스튜디오의 강내영 대표는 “민간 제작사는 비용 부담 때문에 배리어프리 공연을 하거나 관련 영상을 만들려는 엄두를 내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장애인이 더 많은 작품을 즐길 수 있도록 정부의 지원이 확대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지훈 기자 easyhoon@donga.com
#장애인 친화 무대#수화통역-자막 연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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