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촬영장서 ‘이병 정해인’ 말해 NG… 군대 다시간 아찔한 느낌”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8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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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드라마 ‘D.P.’ 제작발표회
군무이탈체포 DP 2명 임무수행중 다양한 사연 탈영병 현실 마주해
실제 보직… 긴머리-사복입고 활동
한준희 감독 “시청자 공감할수 있는 에피소드-인물 가져와… 확장성 고민”

남다른 눈썰미와 복싱 이력 때문에 DP(군무이탈 체포전담조)에 차출된 이병 안준호(정해인·오른쪽)는 상병 한호열(구교환·왼쪽)과 함께 탈영병들을 쫓는다. 정해인은 “한국 군대의 탈영병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불안한 청춘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고 말했다. 넷플릭스 제공
남다른 눈썰미와 복싱 이력 때문에 DP(군무이탈 체포전담조)에 차출된 이병 안준호(정해인·오른쪽)는 상병 한호열(구교환·왼쪽)과 함께 탈영병들을 쫓는다. 정해인은 “한국 군대의 탈영병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불안한 청춘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고 말했다. 넷플릭스 제공
“차렷, 경례!” “충성!”

25일 열린 넷플릭스 드라마 ‘D.P.’의 온라인 제작발표회는 출연진의 우렁찬 경례로 시작됐다. 군 생활반을 연상시키는 세트장에 들어선 이들은 배우 정해인, 구교환, 김성균, 손석구와 한준희 감독. 27일 공개되는 이 드라마는 총 6부작이다.

DP는 군무이탈 체포전담조(Deserter Pursuit)를 말한다. 실제 우리나라 육군에 소속된 군사경찰 보직이다. 주로 조장과 조원이 2인 1조로 다니며 탈영병 체포 임무를 수행한다. 소수의 군인만 차출되는데 임무를 위해 머리를 기르거나 사복을 입고 병영 밖을 돌아다닌다. 드라마는 DP에 차출된 이병 안준호(정해인)가 상병 한호열(구교환)과 함께 가정 문제, 폭력 등 다양한 사연을 가진 탈영병들을 쫓으며 낯선 현실을 마주하는 이야기를 그렸다.

최근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장에서 고전하고 있는 넷플릭스는 ‘D.P.’에 기대를 걸고 있다. 원작 웹툰 ‘D.P 개의 날’(2015년)은 누적 조회수 1000만 뷰 이상을 기록했다. 여기에 영화 ‘차이나타운’(2015년), ‘뺑반’(2019년)을 만든 한준희 감독과 대세배우 정해인 구교환 등 화려한 배우진이 가세했다.

드라마는 원작의 캐릭터와 조금 다르다. 원작에서 상병 계급으로 조장이던 준호를 드라마에선 이등병 조원으로 설정했다. 그 대신 새로운 조장 호열을 투입해 차분한 준호와 상반되는 능글맞은 선임으로 그려 적재적소에 유머를 넣었다. 실제 DP로 군복무를 마친 원작 웹툰 작가 김보통이 공동 각본 작업에도 참여했다.

‘D.P.’ 촬영 세트장은 실제 생활반을 방불케 할 정도였다고 한다. 넷플릭스 제공
‘D.P.’ 촬영 세트장은 실제 생활반을 방불케 할 정도였다고 한다. 넷플릭스 제공
배우들은 “남자들의 최고 악몽인 ‘두 번 군대 가는 꿈’을 꾸는 느낌일 것 같다”는 제작발표회 MC 박경림의 말에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생활반을 옮겨놓은 듯한 리얼한 세트장 등의 영향으로 극 중 캐릭터 이름이 아닌 자신의 본명으로 관등성명을 댄 배우들도 많았단다. 정해인은 “촬영 현장에서 너무 긴장한 나머지 ‘이병 정해인’이라고 본명을 말해 NG가 난 적이 있다. 다시 훈련을 받는 아찔한 느낌이 들었다”며 웃었다.

배우들의 숨은 노력도 빛을 발했다. 권투 이력으로 DP에 차출된 준호를 연기한 정해인은 촬영 전 3개월간 권투를 배웠다. 정해인은 “무술감독님이 원테이크로 찍기를 원해 무더운 여름날 열심히 연습했다”고 했다. 구교환과 손석구는 DP 출신 지인들을 직접 인터뷰하며 캐릭터를 연구했다. 헌병대에 새로 부임한 대위 임지섭 역을 맡은 손석구는 “나의 병사 시절을 기준으로 장교 캐릭터를 연기하면 이상할 것 같았다. 군 복무 당시 부대 소대장이던 지인을 자주 찾아가 ‘어떻게 하면 장교처럼 보일 수 있는가’ 등을 비롯해 거의 모든 장면을 논의했다”고 말했다.

한 감독은 이번 작품에서 스토리에 무게를 뒀다. 그는 “원작에 굉장히 많은 에피소드가 있는데 이 중 시청자들이 공감할 수 있는 순간이나 대사가 있는 에피소드와 인물들을 가져왔다. 건조하고 깊이 있는 다큐멘터리가 원작이라면 저는 확장성을 고민했다”고 말했다. 이어 “군대를 긍정이나 부정의 시각으로 바라보는 게 아니라 ‘군대가 저랬구나’를 깨닫고 어떤 순간엔 아파하고 어떤 순간엔 극복하는 지점을 느낄 수 있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넷플릭스 드라마#d.p#정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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