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낮없이 울어대는 매미들…수컷만 운다? [청계천 옆 사진관]

글·사진=박영대 기자 입력 2021-07-27 13:10수정 2021-07-27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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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미 유충이 성충으로 탈바꿈하고 있습니다. 땅 속에서 6, 7년을 기다린 매미 유충은 구멍을 뚫고 세상 밖으로 나와 나무에 몸을 단단히 고정한 채 2, 3시간의 탈피 과정을 거쳐 날개 달린 성충으로 변합니다. 서울 노원구. 2018년 7월 26일 촬영.


“맴, 맴, 찌르르르”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되면서 여름을 상징하는 곤충인 매미도 자신의 존재를 알리며 밤낮으로 우렁차게 울고 있습니다.

서울 노원구 마들근린공원에서 탈피(껍질을 벗는 것)를 마친 매미가 요란하게 울고 있다. 2017년 8월 6일 촬영.

원래 매미는 빛이 없고 기온이 떨어지는 밤에는 울지 않습니다. 매미가 울기 위해서는 빛과 온도라는 두 가지 조건이 충족돼야 합니다. 최근 폭염으로 열대야 현상이 잦고 도심지역은 빛 공해로 낮과 같은 환경이 되면서 매미가 밤낮없이 울어대고 있습니다. 기자의 부모님이 살고 계시는 안동시 시골마을에서는 낮에는 많이 울지만 밤에는 거의 울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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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노원구 한 아파트 단지 화단에서 매미 유충이 구멍을 파고 나와 근처 화초에 몸을 단단히 고정한 유충은 2~3시간의 산통의 과정을 거쳐 뜨거운 여름밤 날개달린 성충으로 변하고 있습니다. 2016년 8월 5일 촬영.

흔히‘매미가 운다’고 말하지만, 사실은 목으로 울지 않습니다. 다름 아닌 수컷 옆구리의 ‘진동막(발음기)’를 최대한 빠른 속도로 진동시키면서 거기서 나오는 음파가 공명실을 울려 소리를 내게 됩니다. 또 암컷은 공명실이 산란기관으로 채워져 있어 소리를 내지 못합니다.

한국에 사는 대표적인 매미들. 동아일보 DB.

매미의 울음소리는 최대 90㏈(데시벨)로 진공청소기나 믹서기 소리보다 더 높습니다. 재미난 사실은 매미는 대포 소리에도 놀라지 않는다고 합니다. 너무 크거나 작은 소리 혹은 너무 높거나 낮은 소리는 듣지 못합니다.

우리나라에는 털매미, 늦털매미, 참깽깽매미, 깽깽매미, 말매미, 유지매미, 참매미, 애매미, 쓰름매미, 소요산매미, 세모배매미, 두눈박이좀매미, 호좀매미, 풀매미 등 14종이 살고 있습니다. 최근엔 과수농가에 큰 피해를 주는 외래종 꽃매미까지 다른 종류의 매미도 확인되고 있습니다.

서울 노원구 마들근린공원에서 매미 유충이 성충으로 탈바꿈하고 있습니다. 2019년 7월 30일 촬영.
매미의 울음소리는 우리에게 시끄럽게 들릴지 모르지만 수컷 매미가 암컷을 유혹하는 ‘사랑의 노래’입니다. 다른 수컷들과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최대한 힘껏 소리를 낼 수밖에 없습니다.

뜨거운 여름밤, 땅속에서 7년 동안 지낸 매미 유충은 나뭇가지에 매달려 껍질을 벗어던지고 날개를 펴 날아갔습니다. 이른 아침 ‘단 한 번의 기회’를 살린 매미의 흔적이 가지에 남았습니다. 서울 노원구. 2020년 8월 10일 촬영.
매미의 생애는 보통 6~7년이지만 우리가 볼 수 있는 날개를 단 매미의 모습으로는 겨우 한달 남짓 밖에 살지 못합니다. 매미는 번데기 단계 없이 알, 애벌레 2단계만 거쳐 성충이 됩니다. 짝짓기를 성공한 암컷이 나무껍질에 수백 개의 알을 낳습니다.

수컷과 암컷은 슬프게도 새끼를 보지 못하고 죽습니다. 수컷은 암컷과 짝짓기를 한 뒤 암컷은 나무껍질 등에 알을 낳고 죽습니다. 알에서 깨어난 애벌레는 땅속으로 들어가 나무뿌리에서 나오는 수액을 빨아먹으며 4번 정도 허물을 벗습니다. 완전한 매미가 되기 위해 땅 속에서 나와 마지막 허물을 벗고 날갯짓을 합니다.

‘단 한 번의 기회’ 그 순간을 위해 여름 내내 곳곳에서 들을 수 있는 매미소리는 처절한 절규일지도 모릅니다.

글·사진=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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