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팬데믹 시대… 인문학적 성찰로 삶의 위안 전하고 싶어”

양형모 기자 입력 2020-10-26 03:00수정 2020-10-26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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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혜 한국연구재단 이사장 인터뷰
내달 19일부터 세계인문학포럼
21개국 인문학자 온라인서 소통
인류 직면과제 해결방안 등 탐색
2020년 제15회 인문주간 행사는 전국 27개 기관이 참여해 토론회, 강연, 대담, 답사, 전시, 공연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국내 최대의 인문 축제이다. 교육부와 함께 인문주간 행사를 주최하는 한국연구재단은 전 학문분야를 아우르는 국가기초연구지원시스템의 효율화와 선진화를 목적으로 한국과학재단, 한국학술진흥재단, 국제과학기술협력재단이 하나로 통합되어 2009년 6월 새롭게 출범한 연구관리 전문기관이다.

한국연구재단의 노정혜 이사장은 2018년 7월 6대 이사장으로 취임한 이후 인문학의 대중화를 위해 다양한 사업을 추진해 왔다. 노 이사장에게 올해 인문주간의 의미와 코로나시대 인문학의 역할, 한국연구재단의 주요 사업과 성과에 대해 들어봤다.



―인문주간이 15회를 맞았습니다. 올해의 주제는 ‘코로나시대, 인문학의 길: 함께, 새롭게, 깊게’입니다. 어떤 의미를 담고 있습니까.

“전 세계가 코로나 팬데믹 시대에 직면한 시기에 국민에게 인문학으로 소통과 치유의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건강한 삶을 회복할 계기를 마련하자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지난 인문주간의 주제를 확장해 코로나 시대에 다양한 인문 행사를 통해 사회 구성원 간 함께한다는 것의 가치를 인식하고, 새로운 방식으로 관계를 넓혀가며, 다양한 인문 콘텐츠를 깊게 느껴보자는 취지입니다.”

―올해 행사는 어떻게 진행 되나요.

“27개 기관을 중심으로 전국 각 지역에서 문화 및 역사 체험 프로그램, 공연 등 모든 세대가 함께 즐길 수 있는 온라인, 오프라인 형태의 프로그램 200여 개가 준비돼 있습니다. 이번 인문주간은 코로나 블루시대를 극복하기 위한 다양한 인문학적 길을 모색하고, 국민의 지친 삶에 잔잔한 위안과 새로운 활력을 주는 계기가 됐으면 합니다.”

주요기사
―코로나19로 인류가 전대미문의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인문학은 어떤 역할을 해야 할까요.

“인문학은 코로나 시대를 살아가는 사회 구성원을 위로하고, 용기를 북돋워 주며, 공동체 속에서 시민의식과 연대의식을 더욱 고양하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코로나 팬데믹을 벗어나기 위해 치료제와 백신의 공급이 갈급히 요구되지만, 어찌 보면 지금 더 필요한 것은 심리적 치료와 정신적인 백신일 수 있습니다. 전염병을 마주하며 과학과 의료기술의 발전에만 기대어 피할 길을 찾기보다는, 인문학을 통해 인간과 사회의 가치와 책임의 문제에 천착하여 새로운 길을 다시 찾아야 합니다.”

―지금은 사람 만나는 걸 꺼리는 분위기여서 인문학 분야도 어려움이 많을 것 같습니다.

“인문학은 사람에 의한 사람의 학문이며, 삶의 학문이기도 합니다. 인문학은 코로나19로 인한 상처에 대해 인문학적 위로와 치유를 수행하고 언택트 시대를 맞아 각자가 처해 있는 흩어진 공간을 하나로 모으는 접속과 만남을 위한 다양한 인문학적 소통과 성찰을 제시해야 할 것입니다.”

―연구재단은 인문학의 대중화와 진흥을 위해 많은 일을 하고 있는데 대표적인 사업과 성과를 들려주신다면….


“우리 재단은 ‘인문학 및 인문정신문화의 진흥에 관한 법률 및 동법 시행령’에 의거해 2017년부터 인문학 진흥 전담기관으로 지정돼 인문성과의 확산을 통한 인문학 대중화를 위해 다양한 일을 해오고 있습니다. 우선 인문도시지원사업은 전국 각 지역의 인문자산을 발굴해 시민이 일상에서 인문학 성과를 접할 수 있도록 추진돼 왔습니다. 현재 12개 도시에서 운영되고 있습니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 전염병 대응 종사자를 대상으로 한국산림복지진흥원의 숲케어지원사업과 협업해 산림치유, 재난심리회복을 위한 인문학 강의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한국과 중국 간 인문학 교류를 통한 상호협력과 발전을 위해 2015년부터 매년 개최하고 있는 한중 인문학포럼도 6회를 맞아 9월 25, 26일 온라인 화상으로 진행했습니다. 포럼의 대주제는 ‘인문가치의 재발견과 새로운 해석’이었는데 ‘포스트 코로나 시기 인문학의 역할’과 ‘재난과 그 극복과정을 통해 본 한중 역사’ 등에 대해 양국 학자들이 의미 있는 발표와 토론을 진행했습니다. 11월 19∼21일 경북 경주에서 개최되는 제6회 세계인문학포럼 주제는 ‘어울림의 인문학: 공존과 상생을 위한 노력’입니다. 21개 국가의 인문학자들이 온라인으로 다양한 문화권의 인문학 성과를 공유하고 인류가 직면한 과제에 대해 함께 해결 방안을 탐색할 예정입니다.”

―지난해 재단 통합 10주년을 맞아 새로운 비전을 선포했습니다. 임기 중 재단 발전을 위해 어떤 계획을 갖고 계신지요.

“연구재단은 ‘학술·연구의 건강한 생태계를 조성하는 연구지원 글로벌 리더’를 새로운 비전으로 정립하고, 우리의 임무인 ‘창의적 연구와 인재양성 지원’을 통해 지식의 진보, 국민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는 미션을 충실하게 수행할 것입니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한 국내외적 변화에 대응해 연구자들의 어려움을 줄이고, 필요한 연구를 할 수 있도록 유연하고 적극적인 조치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남은 임기 동안 연구생태계의 다양성과 건강성을 높여 창의적인 연구의 씨앗이 잘 뿌려지고 가꿔지며, 탁월한 연구 성과가 드러날 수 있도록 돕겠습니다.”


노정혜 이사장 프로필
1957년 서울 출생
서울대 미생물학(학사)
미국 위스콘신대 분자생물학(박사)

1986년∼ 서울대 미생물학과, 생명과학부 교수
2016∼2018년 서울대 다양성위원회 위원장
2017∼2018년 기초연구학회연합회 회장
2017∼2019년 국립서울대 법인 이사
2018년 7월∼ 한국연구재단 이사장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
#인문학에게길을묻다#인문학#도서#노정혜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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