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민의 주얼리어답터]펜던트로, 브로치로… 하이주얼리의 변신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0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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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넬, ‘트랜스포머블 목걸이’ 선보여
탈부착 장식으로 다양한 스타일 연출

샤넬 크리스털 일루지옹
샤넬 크리스털 일루지옹
변화는 패션 업계의 오랜 고민이다. 패션 아이템 앞에 붙는 ‘새로운’, ‘흥미로운’ 등의 수식어는 이런 고민의 산물이다. 하나의 아이템이 다양한 가치를 제공할 수 있다면 그보다 나은 선택은 없을 것이다.

그래서 ‘트랜스포머블(transformable·변화 가능한) 패션’의 부상은 어떻게 보면 필연적이다. 하나의 아이템이 디자인, 형태적 변화를 통해 전혀 다른 기능과 연출을 제공하는 식이다. 접으면 클러치가 되고 펼치면 토트백이 되는 디올의 투 웨이 클러치가 대표적이다. 지퍼의 연결 여부에 따라 크롭 재킷 또는 롱 재킷으로 변하는 Y-3의 테크니컬 쉘 재킷도 좋은 예다.

트랜스포머블 패션은 주얼리 업계에서도 흥미로운 키워드다. 변하지 않는 영원함을 주요 가치로 삼는 주얼리와 변화라는 단어는 언뜻 생각하면 어울리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평생 착용할 수 있는 아이템을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면 그보다 더 좋은 일이 있을까 싶다.

샤넬은 주얼리 시장에 신선한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하이주얼리 업계가 간과하기 쉬운 실용성이라는 가치를 내세웠다. 이는 샤넬의 창립자 가브리엘 샤넬의 오랜 원칙인 “럭셔리는 편안해야 한다”는 주장과 무관치 않다. ‘실용적인 아름다움’이라는 가치는 주얼리의 경계를 넘나들며 구현되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고가의 하이주얼리 라인에서 샤넬 특유의 변화무쌍함은 더욱 강조된다는 것이다.

올해 샤넬이 국내에 공개한 ‘1.5 까멜리아 5 알뤼르 하이주얼리 컬렉션’을 살펴보면 알 수 있다. 다양한 연출이 가능한 트랜스포머블 주얼리와 샤넬 하우스의 상징 중 하나인 까멜리아(동백) 디자인의 만남은 놀라운 결과물을 만들어냈다. 먼저 눈에 띄는 특징은 브로치의 탈부착이다. 목걸이 형태 하이주얼리의 중심이 되는 펜던트도 뗐다 붙이며 자유롭게 활용이 가능하다.

샤넬 루쥬 앙캉데쌍
샤넬 루쥬 앙캉데쌍
‘루쥬 앙캉데쌍’ 목걸이의 중심에 있는 까멜리아에는 7.61캐럿의 모잠비크 루비가 세팅돼 있다. 브로치를 분리한 자리에는 또 다른 까멜리아 한 송이가 살며시 고개를 든다. 촘촘한 바게트 컷 루비들이 꽃잎을 이뤄 그 자체만으로 색다른 분위기가 느껴진다.

더욱 변화무쌍한 ‘크리스털 일루지옹’도 살펴보자. 비대칭 형태의 목걸이와 만난 화려한 까멜리아의 다이아몬드 꽃잎은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커다란 다이아몬드 까멜리아 한 송이는 브로치로도 활용이 가능하다. 이 목걸이는 두 개로도 분리된다. 락 크리스털로 구성된 목걸이와 다이아몬드로 구성된 목걸이를 각각 활용할 수 있다. 다른 주얼리 브랜드에서는 잘 시도하지 않는 락 크리스털의 활용도 신선하다. 착용자의 피부 톤을 투명한 락 크리스털이 아름답게 담아내는 모습을 보면 “진정한 변화의 완성은 착용자에게 달려 있다”는 메시지를 던지는 듯하다.

이경민 갤러리아 명품관 하이주얼리&워치 담당 바이어
이경민 갤러리아 명품관 하이주얼리&워치 담당 바이어
갤러리아 명품관 하이주얼리&워치 담당 바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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