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공감이 없으면 소통이 아니다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0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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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의 미래/케이틀린 유골릭 필립스 지음·강수희 옮김/312쪽·1만6000원·라이스메이커

‘우리는 늘 소통하고 있지만 사실 어떤 감정도 나누고 있지 않다.’

이처럼 비대면, 비접촉의 요즘 세상을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말도 드물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실시간으로 지구 반대편 사람들의 일상을 들여다볼 수 있지만, 그것을 진실한 감정의 공유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공감과 기술, 소셜미디어 등을 주제로 글을 써온 32세의 저자는 밀레니얼 세대를 자처한다. 무제한 인터넷으로 세계 모든 사람과 소통할 수 있는 사무실에서 하루 8시간을 일하고, 하루 평균 4시간 스마트폰을 들여다본다.

SNS에 능숙한 저자의 키워드는 공감이다. 온라인 세계는 긍정적인 면도 있지만 인종차별, 여성 혐오, 불특정 다수를 향한 비난, 특정인에 대한 무책임한 공격이 발생하는 ‘전쟁터’다. 특히 ‘좋아요’와 익명의 가면이 지배하는 온라인 세계에서는 의견이 다른 누군가를 “쓰레기”라고 비난하는 일이 부지기수다. 마주한다면 거의 불가능한 표현이다.

책은 저자가 경험한 사례와 전문가 인터뷰를 통해 온라인 세계의 부정적인 면을 극복할 방법들을 모색한다. “인간을 정말 인간답게 만드는 것, 즉 공감을 통해 서로 이해하고 소통하는 능력에 대해서는 디스토피아적 견해를 가져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적응할 수 있고 그래야만 한다”는 게 저자의 말이다.

소셜미디어뿐 아니라 교육과 의료, 직장 등에서 쓰이는 가상현실(VR), 인공지능(AI) 등 4차 산업혁명의 기술이 어떻게 공감을 확산시킬 수 있는지도 흥미롭게 다뤘다.

김갑식 문화전문기자 dunanworld@donga.com
#감정의 미래#케이틀린 유골릭 필립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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