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민 교수 “한국문학 세계화, 해외 고급독자 키워야”

박선희 기자 입력 2020-07-13 03:00수정 2020-07-17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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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C버클리서 첫 영문 한국문학 교재 펴낸 권영민 교수
초고 준비만 2년… 총 4년 걸려 “용어-제목 영어화 작업 힘들어
美 한국문학 정규강좌 30곳뿐 한국 각계서 관심 기울여야"
권영민 교수
“세계 각 지역에서 한류 붐이 불고 한국문학 작품이 폭넓게 소개되고 있지만 영어권 대학에서 강의용으로 쓸 만한 입문 단계 개론서가 없었습니다. 이 문제를 해결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오랜 시간 작업했습니다.”

권영민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UC버클리) 겸임교수(72·서울대 명예교수)가 최근 이 대학 출판부에서 브루스 풀턴 브리티시컬럼비아대 교수와 공저한 ‘한국문학이란 무엇인가’(What is Korean Literature?·사진)를 출간했다. 미국 대학 출판부에서 국문학 교재가 나온 것은 처음이다.

2012년 서울대를 퇴임한 권 교수는 2014년부터 UC버클리 동아시아어문학과에서 한국문학을 가르치면서 제대로 된 영문 교재의 필요성을 느꼈다. 초고 준비에 2년, 출간까지 총 4년을 공들였다.

권 교수는 10일 동아일보와의 e메일 인터뷰에서 “한국문학 관련 용어와 많은 작품 제목을 영어로 바꾸는 작업이 아주 힘들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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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고전문학부터 현대문학을 개괄하는 만큼 용어 선택과 작품 제목 번역의 규범성을 갖추기 위해 힘썼다. 특히 고전문학 번역은 까다로웠다. 권 교수는 “한국 현대시나 현대소설은 번역된 자료가 많지만 고전문학은 별로 없다”며 “대표적 고전문학 양식을 구체적 작품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번역 작품을 함께 수록했다”고 말했다. 표준으로 내세울 수 있는 영어 제목을 만들어야 했기 때문에 중요 작품 제목을 영어로 바꿀 때 고심이 많았다는 것.

미국 대학에서 한국문학 교육의 최일선에 있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그는 “미국 3000여 대학 중 한국문학을 정규 강좌로 운영하는 대학은 30여 곳뿐이어서 중국, 일본 문학의 위상에 크게 미치지 못한다”고 말했다. UC버클리에서도 한국문학은 학부 교양과목에 불과하다. 그는 “한국문학의 위상을 높이려면 국내 대학의 한국문학 교육과 연구가 활발해져야 하고, 능력 있는 젊은 학자들이 이에 전념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국문학은 세계문학의 무대에서 여전히 작은 존재입니다. 외국의 일반 독자가 한국문학 번역 작품을 서점에서 구입해 읽길 기대하기는 힘든 일이지요. (해외) 대학의 한국문학 강의를 통해 한국문학을 깊이 이해할 수 있는 고급 독자를 많이 만들어내야 합니다.”

한국문학 세계화를 위한 그의 지론은 한국문학의 배경과 역사를 소개하는 입문서를 꾸준히 출간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현대문학(Modern Korean Literature)’이란 책 출간도 준비 중이다. 권 교수는 “미국 공립대학의 대표 명문인 UC버클리에서도 교원 확보를 위한 재정 등의 문제로 한국문학의 정규 과정 전환이 지연되고 있다”며 “전공 과정으로 개설될 수 있도록 한국 사회 각 분야에서 관심을 기울여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기자페이지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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