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3월, 영국 정치 컨설팅 및 데이터 분석 업체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CA)가 불법 유출된 페이스북 사용자 5000만 명의 개인정보를 2016년 미국 대선에 활용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CA는 당시 미 공화당 테드 크루즈 후보의 당내 경선과 도널드 트럼프 후보의 대선 선거운동에 이 자료를 활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저자인 브리태니 카이저는 그때 CA에서 사업개발 이사로 일했으며 2018년 크리스토퍼 와일리에 이어 두 번째 내부고발자로 언론에 사실을 폭로했다. 이 책은 저자가 CA에서 3년간 일하며 경험한 ‘어두운 선거공학’의 단면이자, 21세기의 석유로 불리는 빅데이터가 통제되지 않고 쓰일 때 어떤 결과가 초래되는지 엿볼 수 있는 창(窓)이기도 하다.
CA는 페이스북 사용자의 신상뿐만 아니라 이들이 어떤 내용에 ‘좋아요’를 눌렀는지 클릭 성향까지 담긴 개인정보를 기반으로 유권자 그룹의 성격을 분석했다. 그리고 이들이 공감할 확률이 높은 정치 광고 등 다양한 메시지를 페이스북 스냅챗 판도라 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뿌렸다. 약간 과장한다면 한 사람, 한 사람을 각각 타깃으로 하는 개인 맞춤형 메시지를 제작해 그 사람의 SNS에 집어넣은 셈이다.
이것이 완전히 새롭지만은 않다. 버락 오바마 대선 캠프에서도 2012년 재선 과정에서 페이스북 개인정보를 활용해 흡사한 전략을 구사했다. 차이가 있다면 개인정보를 수집한다는 동의를 사전에 얻었다는 것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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