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무가 마르코스 모라우 “인생이 비논리적이듯 춤도 예측하기 힘들어”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7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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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현대무용단과 신작 협업 스페인 안무가 마르코스 모라우

스페인의 현대무용 안무가 마르코스 모라우. 국립현대무용단 제공
스페인의 현대무용 안무가 마르코스 모라우. 국립현대무용단 제공
“관객이 예측하기 힘든 무용 작품을 늘 고민합니다.”

눈이 즐거운 무용을 선보이는 스페인의 현대무용 안무가 마르코스 모라우(37)가 2년 만에 다시 한국을 찾았다. 2013년 이후 세 번째 방한. 이번엔 국립현대무용단과 협업한 신작 ‘쌍쌍(Ssang Ssang)’을 19일부터 21일까지 무대에 올린다. 감각적인 안무, 파격적 무대 연출에 시선을 사로잡는 의상·소품을 곁들이며 ‘안무가 이상의 연출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라는 평을 듣는 그를 4일 서울 강남구 플랫폼엘에서 만났다.

그는 대뜸 최근 자기가 전화와 문자메시지로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이 뭔지 아느냐며 말문을 열었다. “모라우 씨, 지금 어디 있어요?”였단다. 북미와 유럽을 오가며 수많은 무용단의 안무를 지도하는 핫한 안무가니 당연한 일 아닐까. 하지만 그는 “영감을 얻기 위해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걸 좋아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국에 한 달 정도 머물면서도 정말 곳곳을 누비고 다녔어요. 한국, 특히 서울이란 도시의 일부가 되어 발견한 영감을 작품에 반영하고 싶기 때문이에요. 꽤 많은 곳을 돌아다녔는데, 여전히 한국은 알고 싶은 게 더 많은 나라입니다.”

2005년 ‘라 베로날’ 무용단을 창단한 그는 37세라는 비교적 이른 나이에 세계적 명성을 얻었다. 무용이 기존에 보여주지 못한 다양한 시도가 높게 평가받았다.

“스튜디오 안에서 만드는 움직임도 중요하지만 그 안에 갇히면 안 돼요. 무용은 미술, 연극, 문학 등 스튜디오 밖 현실과 연결고리를 갖고 있을 때 의미가 있거든요.”

모라우는 인터뷰 도중 유독 ‘비논리’라는 단어를 많이 언급했다. 그는 잠시 생각을 고르더니 “자신의 예술관과 맞닿아 있다”며 “인생은 비논리적이기 때문에 무용도 비논리적 움직임으로 예측하기 힘든 동작, 작품을 표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인생이든, 무용이든 누군가 정한 논리를 따라가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인생이 원래 계획대로 안 되잖아요?(웃음)”

김기윤 기자 pep@donga.com
#국립현대무용단#현대무용 안무가#마르코스 모라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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