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자기 전 마시는 술이 수면 방해한다”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3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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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왜 잠을 자야 할까/매슈 워커 지음·이한음 옮김/512쪽·2만 원·열린책들

잠은 피로 해소, 체력 보충, 성장호르몬 분비 촉진 역할을 한다. 인간은 평생 3분의 1은 자는 데 시간을 보내고, 숙면은 삶의 질을 좌우한다. 잠을 방해하는 자기 전 스마트폰 검색은 지양하는 게 좋다는 정도는 누구나 아는 내용이다.

세계적 신경 과학자이자 수면 전문가인 저자는 잠에 대한 이 같은 상식이 오히려 비상식적이라고 지적한다. 잠을 인생 전체와는 무관한 별도의 시간인 것처럼 내버려둬서는 안 된다는 것. 잠을 줄이려는 현대인의 행동에 대해서도 경고한다. ‘일단은 자는 게 맞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인생에서 양적, 질적으로 가장 중요하면서도 제대로 알지 못하는 행위가 수면이라며 저자는 잠을 과학적으로 차근차근 풀어냈다.

수면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흔히 알려진 ‘취침 전 술 한잔’은 사실 잠자는 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오히려 잠을 방해한다. 알코올이 뇌에 들어올 때 온몸에 나타나는 진정 상태는 수면 상태와 명백히 다르기 때문에 자연스러운 수면을 방해한다. 밤에 시시때때로 잠을 깨게 만들고 램 수면 단계를 차단해 버린다.

강제로 잠에서 깨는 행위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한다. 인위적으로 수면을 중단하는 종은 동물 중 인간이 유일하다. 이는 산업화로 인해 노동자들이 시간에 맞춰 공장에 가도록 만든 사회 규율 때문이라고 봤다. 자연스럽게 잠에서 깼을 때와 사이렌, 자명종 소리로 기상할 때 몸의 상태는 천지 차이다. 심지어 알람 소리는 사람의 심혈관에 무리한 충격을 반복적으로 가한다고 말한다. 그는 “건강과 활력을 주는 가장 강력한 묘약과 하나가 되면 낮에 깨어 있는 느낌마저도 새로울 것”이라며 독자들을 수면의 세계로 초대한다.

김기윤 기자 pep@donga.com
#우리는 왜 잠을 자야 할까#매슈 워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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