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스 트레이닝을 해야 운동 더 재밌게 오래 즐길 수 있다[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2월 2일 14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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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연휴가 길다. 연휴 앞뒤로 연차를 쓰면 최대 10일까지 쉴 수 있다. 민족 최대 명절이니 고향을 찾는 사람도 많겠지만 긴 휴일을 이용해 각종 스포츠나 운동을 즐기는 사람도 많을 것으로 보인다. 어떻게 운동하는 게 좋을까? 매일 운동하면서도 싫증나지 않을 방법은 없을까?
종목 다변화가 그 답이다. 훈련 개념으로 말하면 크로스 트레이닝(Cross-Training)이다. 한 종목만 계속 하면 흥미가 떨어지고 어느 순간 운동이 스트레스가 될 수가 있다. 평소에도 도움이 되는 운동 방법이다.

크로스 트레이닝의 정의는 스포츠나 피트니스 현장에서 다양한 운동으로 몸의 다양한 부위의 기능을 향상시키는 것이다. 특정 운동은 특정 근육만 향상시키기 때문이다. 크로스 트레이닝은 이런 불균형을 막기 위한 훈련법이기도 하다.

필자의 경우 주당 30~50km를 달린다. 하지만 매일 달리지만은 않는다. 주 1,2회 웨이트트레이닝을 한다. 웨이트트레이닝도 피트니스센터에서 기구를 가지고 하기도 하지만 집에서 케틀벨(Kettle bell) 스윙을 포함해 몸을 이용한 웨이트트레이닝을 하기도 한다.(최근 자기 몸으로만 하는 Body Fitness라는 개념의 운동법이 인기를 끌고 있다) 달리는 곳도 매일 다르다. 도로를 달리기도 하고 산을 뛰기도 한다. 궂은 날씨엔 트레드밀에서 달린다. 날씨가 따뜻한 휴일엔 사이클을 50~80km 탄다.

이렇게 다양한 운동을 하는 이유는 지루함을 떨치기 위해서다. 아무리 좋은 운동도 매일 같은 것을 하면 재미가 없는 법이다.

김병준 인하대 교수(스포츠심리학)는 “다양한 종목을 하게 되면 지루함에서 오는 스트레스에서 벗어날 수 있고 성취감이 배가 된다. 운동을 지속적으로 실천할 가능성도 높아진다”고 말한다. 마라톤과 사이클을 하게 되면 마라톤이 잘 안될 땐 사이클을 타고, 사이클이 잘 안 될 땐 마라톤을 하면 된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사이클을 타다보면 어느 순간 마라톤을 할 때 안 되던 것이 될 수 있다. 반대도 마찬가지다. 특정 종목에 얽매이다보면 해결 되지 않는 문제가 다른 종목을 할 때 해결될 수도 있다. 이렇게 하다보면 마라톤과 사이클 두 종목 모두에서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마라톤과 수영의 경우 쓰는 근육이 다르다보니 마라톤 할 땐 수영 때 주로 쓰는 근육이 회복하게 되고 수영할 땐 마라톤 할 때 쓰는 주 근육이 회복하다보니 종목을 바꿀 때마다 새로운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일종의 테이퍼링(Tapering) 효과다. 테이퍼링 효과는 강도 높은 훈련을 하다가 대회를 앞두고 점진적으로 훈련 강도를 낮춰주면 어느 순간 ‘초과 회복(평소 회복보다 더 많은 회복)’이 일어나 경기력을 향상시킨다는 이론이다. 마라톤이 힘들고 지겨워 수영을 하다보면 마라톤에서 테이퍼링 효과가 나타나는 것이다.

김용권 전주대 운동처방학교 객원 교수(전주본병원 본스포츠재활병원 대표이사)는 “같은 종목을 부위별로 훈련을 달리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웨이트트레이닝의 경우 하루는 상체, 하루는 하체, 하루는 복근 및 등배로 하면 지루하지도 않고 역시 일종의 ‘테이퍼링 효과’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웨이트트레이닝을 하면서 유산소운동까지 되는 서키트트레이닝(Circuit-Training)을 끼어 넣어도 된다. 스키트트레이닝은 5~10개 동작(Bench Press, Squat, Arm Curl, Leg Extension, Burpee Test 등)을 한 세트로 한 동작을 일정 시간 동안하고 잠시 쉬고 바로 다른 동작을 계속 이어서 하는 훈련 방법이다.

김용권 교수는 “부상 방지를 위해서도 종목 다변화 운동법이 좋다. 운동을 할 땐 긴장을 해야 하는데 늘 하던 운동을 반복적으로 하면 무의식적으로 하다 다칠 수 있다. 긴장감을 키우기 위해서도 여러 종목을 하면 좋다. 근육도 한 동작만 계속 할 경우 파열될 수 있다. 물론 자기 체력에 맞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실 주변을 잘 살펴보면 종목 다변화를 한 스포츠 마니아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마라톤에 빠진 사람이 몇 년 뒤 철인3종을 하고 산과 들을 달리는 트레일러닝을 하고 있다. 사막을 달리기도 한다. 물론 축구나 농구, 야구 등은 다르다. 이 종목은 사실상 거의 매일 즐길 수 없기 때문. 하지만 축구 마니아들도 축구를 더 잘하기 위해 달리고 웨이트트레이닝도 하고 등산도 한다.

운동, 하나보다는 여러 가지를 섞어서 할 때 더 재밌게 오래 즐길 수 있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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