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국 전통음악가들이 펼친 축제 한마당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0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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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월드 뮤직 페스티벌 앳 타이완
19일부터 3일간 타이베이서 열려… ‘댄스 워크숍’ 등 부대행사도 다채

대만 소수민족의 전통음악부터 유럽의 최신 전자음악까지, 월드뮤직페스티벌이 선보인 음악의 스펙트럼은 시공간적으로 광범위했다. 윈드뮤직 제공
대만 소수민족의 전통음악부터 유럽의 최신 전자음악까지, 월드뮤직페스티벌이 선보인 음악의 스펙트럼은 시공간적으로 광범위했다. 윈드뮤직 제공
페르시아 고양이의 울음소리를 닮은 현의 떨림은 강렬한 전자음 비트를 너끈히 뚫고 나왔다. 우드(Oud·중앙아시아의 전통 현악기) 연주에 일렉트로닉댄스뮤직(EDM)을 접목한 프랑스 밴드 뒤우드(DuOud)의 무대였다. 박자에 맞춰 통통 뛰어다니는 일곱 살배기 남자아이부터 우아한 몸짓으로 리듬을 타는 백발 노부인까지, 국경과 세대를 불문한 관객들이 강바람 산뜻한 객석을 메웠다.

올해로 3회째를 맞은 ‘2018 월드 뮤직 페스티벌 앳 타이완(World Music Festival @Taiwan)’이 19일부터 21일까지 대만 타이베이시 다지아 강변 공원에서 열렸다. 아시아, 아프리카, 남미 등 전 세계 전통 음악을 기반으로 한 음악가들이 모인 가운데 5만여 명의 관객이 한바탕 축제를 즐겼다.

가장 눈에 띈 팀은 예멘 블루스. 북아프리카의 전통 가락을 바탕으로 신과 사랑에 대해 아랍어로 노래하는 이스라엘 출신 5인조 밴드였다. 귐브리(guembri·울림통이 낙타 가죽으로 된 모로코 전통 현악기)를 연주하며 신경질적인 고음을 뽑아 올리는 리더 라비드의 폭발적인 무대매너가 돋보였다. 말레이시아 전통악기 사페 연주자와의 협연도 또 하나의 볼거리였다. 축제의 대미는 마츠카가 장식했다. 인구 9만여 명의 소수민족 바이완족 출신인 그의 음악은 레게 리듬에 부족 전통 언어로 쓴 가사를 얹어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축제장엔 가족 단위 손님이 많았다. 에콰도르, 헝가리 등 세계 각국의 전통춤을 현지 음악가에게 배우는 ‘댄스 워크숍’도 3일 내내 이어졌다. 축제를 기획한 윈드뮤직사의 켄 양 대표는 “우리 축제의 타깃은 가족 단위 손님이다. 또한 매년 2000여 명의 장애인을 무료로 초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다양성에만 치중해 공연 구성이 다소 산만한 점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축제장에서 만난 일본 ‘스키야키 미츠 더 월드’ 페스티벌의 프로듀서 니콜라 리발레는 “전체 무대를 관통하는 하나의 주제를 담아낸다면 더 좋은 축제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라 평했다.
 
타이베이=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월드 뮤직 페스티벌#대만#예멘 블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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