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정 총무원장, 즉각 사퇴 거부… 조계종 다시 혼돈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8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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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 초석놓고 12월31일 물러날것”

조만간 용퇴할 것으로 알려졌던 대한불교조계종 설정 총무원장이 13일 즉각적인 사퇴를 거부해 조계종을 둘러싼 갈등이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설정 원장은 이날 오후 긴급 기자회견에서 발표한 ‘조계종 사부대중에게 드리는 글’을 통해 “어떤 오해와 비난이 있더라도 종단 개혁의 초석을 마련하고 올해 12월 31일 총무원장직을 사퇴할 것”이라고 말했다. 은처자(隱妻子·숨겨 놓은 처와 자식) 논란으로 사퇴 압력을 받아온 설정 원장은 밀운 스님(전 원로회의 의장) 등을 통해 16일 중앙종회 이전에 용퇴할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져 왔다.

하지만 설정 원장은 이날 “종단 안정을 위해 스스로 사퇴하고자 했으나, 기득권 세력에 의해 은밀하고도 조직적으로 견제되고 조정되는 상황을 목도하면서 사퇴만이 종단을 위한 길이 아님을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 설정 원장은 “혁신위원회를 새롭게 발족해 이 위원회가 명실상부한 개혁위원회가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로써 향후 조계종의 진로는 가늠하기 쉽지 않게 됐다. 자승 전 총무원장이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최대 계파 모임 불교광장은 중앙종회에서 설정 총무원장의 불신임을 추진하고 있다. 반면 선원수좌회와 시민단체가 중심이 된 개혁 그룹은 중앙종회 해산을 주장하며 23일 승려대회 개최를 준비하고 있다.

김갑식 문화부 전문기자 dunanworld@donga.com
#설정#조계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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