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집 앨범 ‘뉴 실크로드’는 막심 므라비차가 팝을 차용한 첫 앨범이다. 그는 “팬들이 음악을 즐기는 모습을 보는 게 가장 큰 행복”이라며 “끊임없이 새로운 음악, 앨범, 공연을 고민하는 이유”라고 했다. 소니뮤직 제공
“제겐 고향 공연장까지 찾아와 주는 한국 팬들이 있죠. 선희, 보미, 올리비아, 빛나, 정말 고마워!”
월드스타지만 한국에서 유독 큰 사랑을 받았다. 건반 위를 질주하는 연주로 ‘신이 내린 손가락’이라 불리는 크로아티아 피아니스트 막심 므라비차(43). 2004년 처음 한국을 찾은 이후 2016년까지 모든 국내 공연이 매진됐다.
그가 10월 6일 부산KBS홀, 10월 7일 서울 올림픽경기장 올림픽홀에서 ‘2018 막심 위드 히즈 밴드 인 코리아’ 콘서트를 연다. e메일로 만난 그는 “최근 발매한 9집 앨범 ‘뉴 실크로드’ 수록곡과 ‘왕벌의 비행’ 등 기존 히트곡도 무대에 올린다”고 말했다.
“실크로드 이야기에 감명받아 9집 앨범엔 동양적 느낌을 담았어요. 중국 전통악기와 협연하는 등 동서양 선율의 조화에 중점을 뒀죠. 수록곡 ‘뉴 실크로드’는 뮤지컬 메들리처럼 재미있고 ‘올 오브 미’는 대중음악이지만 쇼팽의 녹턴처럼 투명하게 편곡했어요.”
지붕 위로 포탄이 오가던 1990년대 크로아티아. 아홉 살 소년 막심은 피아노를 친구 삼아 두려움을 떨쳤다. 타고난 재능으로 3년 뒤 자그레브 국제음악 콩쿠르에서 우승했고 2003년 거물 작곡가와 매니저에게 발탁돼 ‘더 피아노 플레이어’로 데뷔한 뒤 스타로 떠올랐다. 15년간 꽃길만 걸어온 비결로 그는 음악을 팬들에게 선물하려는 마음과 탐구정신을 꼽았다. 막심은 “음악의 방향성을 고민하고 실험하는 과정을 즐긴다. 그 결과 클래식, 영화음악, 드라마 주제곡, 팝송, 제3세계 전통음악을 넘나드는 레퍼토리를 빚어낼 수 있었다”고 했다.
막심은 크로스오버 장르를 내세운 최초의 스타 피아니스트다. 음악계에서 정통성을 들어 비판할 때면 그는 “팝과 록도 색다른 매력이 있다”고 응수했다. 이런 자신감은 다수의 콩쿠르에서 우승한 실력과 클래식에 대한 애정에서 나온다.
“평소 듣는 음악의 70∼80%는 클래식이에요. 피아노 협주곡, 첼로 연주곡 등을 즐겨 듣죠. 집에서 종종 클래식을 연주하고 공연에서 베토벤과 쇼팽을 연주할 때도 있어요. 저는 클래식 음악을 떠난 적이 없습니다.”
반항기 충만한 20대 피아니스트는 40대 ‘딸바보’ 아빠가 됐다. 여전히 친구들과 어울려 트레킹을 하고 클럽을 찾지만 세월이 안긴 변화도 적잖다. 예전보다 원숙해졌고 세상을 편하게 보는 지혜가 생겼다. 그는 “체력적으로는 에너지가 넘친다. 가족 친구들과 야외활동을 즐기며 최선을 다해 인생에 임하고 있다”고 했다.
“크로스오버 뮤직을 탐구하면서 가보지 못한 지역에서 공연을 이어갈 거예요. 새로운 장소는 제게 큰 영감을 주거든요. 분명한 건 저의 뿌리는 클래식이란 겁니다. 피아노는 처음 마주한 순간 제 자신이 됐거든요. 10년 후쯤에는 클래식 피아니스트로 활동할지도 모릅니다.” 7만7000∼12만1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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