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극단 1927의 연극 ‘골렘’
애니메이션 영상 담당 폴 배릿 “화려한 영상으로 집중력 높여”
작가 겸 연출가 수전 앤드레이드 “획일화된 삶 사는 현대 사회 비판”
영국 런던에서 가장 핫한 극단으로 꼽히는 1927의 신작 ‘골렘’. 총천연색의 화려한 애니메이션 영상이 인상적이다. LG아트센터 제공
“이 재미있고 잊을 수 없는 풍자극은 ‘21세기 프랑켄슈타인’이라고 부를 만하다.”(영국 더 타임스)
새로운 공연에 목말라 있던 관객들에게 놀라운 즐거움을 선사할 영국 작품이 16∼19일 LG아트센터 무대에 오른다. 2014년 런던의 영 빅(Young Vic) 시어터에서 8주간 전석 매진을 기록한 연극 ‘골렘’이다. 현재 영국에 머물고 있는 골렘의 애니메이터 폴 배릿(43)과 작가 겸 연출가인 수전 앤드레이드(37)와 이메일로 인터뷰를 나눴다.
영국 ‘극단 1927’이 만든 골렘은 찌질한 모태 솔로 로버트가 진흙 인형 골렘을 얻게 되면서 펼쳐지는 이야기다. 로버트는 자신의 일을 대신 하는 골렘 덕분에 회사에서 고속 승진하는 등 잘나가는 삶을 살게 되지만, 훗날 진화된 골렘에 의해 지배를 받는다. 이에 대해 앤드레이드는 “골렘 캐릭터는 1차적으로 스마트폰과 디지털 기기를 상징한다”며 “작품은 인간이 기계처럼 행동하고 자동화되는 미래 디스토피아에 대한 상상이자 경고”라고 설명했다.
작품 속 골렘은 총 3가지 버전이다. 앤드레이드는 “골렘1은 주인이 조종할 수 있는 수준에 그친다면 기술적으로 진보된 골렘2는 사용자의 삶의 개선시키고 사용자를 특정한 종류의 사람으로 만든다”며 “가장 발달된 골렘3은 인간 전체의 정신을 조종하고 대중 조작을 완성한다”고 말했다. 극단 1927은 골렘을 통해 대량생산된 디지털 기기의 지배를 받고 획일화된 삶을 사는 현대사회에 대한 직설적인 비판을 던진다.
공연 영상을 통해 미리 관람한 골렘의 백미는 무대 세트와 소품을 대신하는 화려한 애니메이션이다. 마치 배우들이 애니메이션 세상 안에 들어가 연기하는 느낌이랄까. 애니메이터 배릿은 “장면에 따라 빠르게 전환되는 화려한 애니메이션은 관객의 집중력을 높인다”며 “영화와 연극을 합친 듯한 느낌을 받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작품에서 주요 캐릭터로 등장하는 골렘1은 점토 인형으로 제작해 걷고 움직이는 모습을 촬영한 뒤 애니메이션 영상에 덮인 클레이 애니메이션 기법으로 촬영했다.
배릿은 로버트 등 주요 배역 배우들이 애니메이션 영상에 맞춰 길을 걷는 연기를 할 때 일등 공신은 ‘가이드 테이프’라고 소개했다. 그는 “배우의 행동과 애니메이션 영상이 일치할 수 있도록 엄청나게 많은 가이드 테이프가 무대 바닥에 깔린다”며 “배우들에겐 등대 같은 존재”라고 설명했다. 4만∼8만 원, 02-2005-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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