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사라’ 무슨 내용? “경건주의 유지하려 애쓰는 문학에 반발”

  • 동아닷컴
  • 입력 2017년 9월 6일 09시 40분


마광수 전 연세대 국문학과 교수가 5일 스스로 생을 마감하면서 그의 굴곡진 인생에 시발점이 된 소설 ‘즐거운 사라’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그가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은 1990년 초였다. 1991년 출간한 \'즐거운 사라\'는 외설논쟁에 휘말렸다.

내용 중 여대생이 자신의 대학 교수와 관계를 갖는다는 것이 문제가 되어 보수적 언론과 문인들, 대학 교수들의 반발을 초래했고, 특히 그가 현직 대학 교수의 신분으로 쓴 책이라 하여, 대학교수의 자질 문제도 도마에 올랐다.

결국 1992년 10월 29일 \'즐거운 사라\'가 음란물로 분류돼 마광수는 음란물 제작 및 배포 혐의로 구속됐다.

당시 검찰은 "작가의 표현의 자유도 인정해야 하나, 사회적인 통념에 어긋나고, 특히 청소년 독자들에게 모방심을 부추겨 정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마광수는 영장도 없이 강의실에서 체포된 것으로 전해진다.

그가 구속되자 많은 사람들은 \'즐거운 사라\' 내용이 궁금해 책을 찾기 시작했고, 책이 매진되기까지 했다.

그는 2007년 홈페이지에 ‘즐거운 사라’를 게재했다가 또 다시 음란물 유포 혐의로 벌금 처벌을 받았다.

그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나라에서는 아무리 야한 소설을 쓴다고 해도 어법이나 전체적 틀은 경건주의를 유지하려 애를 쓰고 꼭 결론에 가서 권선징악적으로 맺는다거나 반성을 한다거나 그런 식으로 글을 맺는다"며 "저는 그런 것에 대한 반발로 사라를 부각시키려고 했다. 우리나라 소설에 사라 같은 여자 있냐. 다 자살하거나 반성하거나 그러지"라고 말했다.

2016년 8월 연세대 교수 퇴직후 우울증에 시달린 것으로 알려진 마광수는 5일 오후 1시 35분경 자택인 서울 동부 이촌동의 한 아파트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그가 숨진 후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는 ‘즐거운 사라’가 오르내리며 누리꾼들의 큰 관심을 받고 있다.

디지털뉴스팀 dn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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